[비즈니스포스트] 증권사들의 유튜브 채널 경쟁이 격화되면서 새로운 3강 구도가 짜여지고 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이 3강 체제를 확고히 하는 동안, 리테일(개인금융) 강자인 키움증권은 유튜브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형국이다.
 
증권사 유튜브 '신삼국지', 키움 밀리고 삼성 NH 미래 '200만 구독' 대열에

▲ 증권가 유튜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새 삼강 구도가 만들어졌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거리. 


9일 유튜브 통계업체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유튜브 채널인 ‘스마트머니’는 9월25일 구독자가 2백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증권 유튜브 콘텐츠 사업은 초기엔 박현주 회장이 열성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 회장 본인이 직접 출연해 투자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영상이 초기에 많았다.

다만 이후 콘텐츠가 다소 경직되면서 구독자 성장세도 주춤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들어 젊은 감성을 담은 콘텐츠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참신함을 불어넣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한 점이 눈에 띈다. 각 투자성향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도시를 구한다는 내용인 ‘동물원정대’는 AI를 활용한 아기자기한 동물 캐릭터를 통해 친근감을 자아냈다.

이 뿐 아니라 캠퍼스 투어를 통한 대학별 투자문화 탐방, 유명 유튜버 ‘미미미누’ 및 KBS와의 협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면서 평균 조회수가 크게 뛰었다.

실제로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에만 스마트머니의 구독자가 30만 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증권사 유튜브 가운데 구독자 2백만 명을 넘긴 채널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세 곳이 됐다.

삼성증권은 오랫동안 1위를 차지해왔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뒤쫓는 모양새다.

NH투자증권의 ‘투자로그인’ 채널의 경우, 영상당 조회수가 기본 수십만 회에 달할 정도로 단위당 조회수에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로그인 채널의 영상내용을 보면 겉으로는 투자와는 거리가 먼 예능 내지 교양 콘텐츠로 보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녹이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한 영상에서는 출연자들이 서로의 건강관리 스타일에 대해 비교하는데, 실상은 투자 습관에 있어 장기형과 단기형에 대한 비유인 식이다.
증권사 유튜브 '신삼국지', 키움 밀리고 삼성 NH 미래 '200만 구독' 대열에

▲ NH투자증권 유튜브 채널 중 한 영상의 내용. 건강관리 방식과 주식투자 방식을 빗대고 있다. <투자로그인 캡처>

키움증권은 삼강구도에서 이탈하는 모양새가 됐다.

2023년 7월 말까지만 해도 키움증권 유튜브 채널(채널K by 키움증권) 구독자 수는 약 135만 명으로 증권사 1위에 올라 있었다. 

이 당시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약 134만 명), 삼성증권(약 131만 명) 세 곳만이 증권사 가운데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기는 채널이었다. NH투자증권 투자로그인은 구독자 약 59만 명에 그치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후 다른 증권사들이 콘텐츠 참신화를 통해 치고 나가는 동안 키움증권은 주춤하면서 약 2년여 만에 증권사 유튜브 대전 삼강 새로 짜여지게 된 것이다.

키움증권은 국내 리테일 위탁매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라는 점에서 아쉬운 지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유튜브 구독자 수와 조회 수는 직간접적으로 증권사의 리테일 고객 유치와 연결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증시부양에 국내증시가 크게 오르고 신규 리테일투자자들이 유입되는 상황에서 유튜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유튜브가 가장 친숙한 사회관계망 서비스이며, 어려운 증시 개념을 풀기에 동영상 매체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유튜브 채널에 크게 공들이고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유튜브가 리테일 역량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