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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과 무역합의로 '5500억 달러 투자' 받아내, 삼성 SK 현대차에 압박 불가피
트럼프 일본과 무역합의로 '5500억 달러 투자' 받아내, 삼성 SK 현대차에 압박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으로부터 한화로 760조 원에 육박하는 투자 약속을 받아내 관세 협상을 앞둔 한국 기업도 고심이 커지게 됐다.트럼프 정부는 관세율을 낮춰주는 대가로 해외 기업이 미국 제조업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등에 압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공식 계정을 통해 "일본과 무역 합의로 5500억 달러(약 759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다"라고 밝혔다.대일 상호관세율을 기존에 예고했던 25%에서 15%로 10%포인트 낮춘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정부가 미국산 자동차와 트럭, 쌀과 일부 농산물에 자국 시장을 개방하는 조건과 함께 높은 수준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이날 기자단을 만나 15% 관세율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보도했다.한국도 8월1일로 잡힌 한미 협상 종료 시한을 10여 일 앞두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통상라인 책임자 다수가 미국행 협상길에 올랐는데 일본의 사례가 사실상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미국은 한국에도 25% 상호관세를 예고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투자 가운데 90%는 미국이 이익을 가져갈 것" 이라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일 협상 합의 사실을 곧바로 발표한 것은 정치적 성과를 내세우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또한 미일 협상 결과를 다른 국가와 벌이는 협상에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한국을 포함한 기타 무역 협상국을 상대로 '일본 만큼 많이 투자하고 문도 활짝 열라'고 압박하는 것일 수 있다.특히 한국은 일본과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갖추고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 협상 구도에서 유사한 조건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워싱턴포스트는 8일자 기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 알루미늄 등 한일 양국의 핵심 산업을 표적으로 삼았다"라고 분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일 협상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적도 있다. 그는 2일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단에게 "일본은 응석받이(spoiled)같이 까다롭다"라고 말했다.반면 한국에는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한국 측이 관세 인하를 조건으로 대규모 투자 방안 등을 사전에 제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다만 이번 미일협상 타결은 한국 정부와 기업에 더 많은 투자 압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화 필리조선소.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약 1억 달러를 공동 투자해 지분을 100% 인수했다. <연합뉴스>로이터는 "미일 협상 타결 소식은 서울이 8월1일 협상 종료일 전에 자체 협상안을 마련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미일 협상 타결은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 부담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트럼프 정부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조선, 철강 등 전략 산업의 생산 거점을 자국에 유치하는 일명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공급망에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나 첨단 파운드리 또는 반도체 패키징 설비 증설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있다.현대차도 조지아주에 대규모 공장을 건설했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의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추가로 미국 내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이 밖에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조선사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미국이 중요하게 보고 있는 조선과 철강 기업도 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블룸버그는 이날 "미일 협상 타결결은 한국 이재명 대통령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한국은 품목별 관세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라고 지적했다.한국 기업에게 미국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비용 부담을 상당히 키울 수 있다. 미국은 인건비를 비롯한 각종 비용이 기존에 공장을 두고 있는 중국이나 동남아 쪽보다 크게 높기 때문이다.더구나 이들 기업 대부분이 관세 인상의 여파로 대미 추가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현대차와 기아 같은 경우 올해 들어 5월까지 미국에 수출한 전기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나 감소한 7천여 대에 그쳤다.대미 투자로 일본처럼 관세율을 낮출 수 있다면 긍정적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 내 투자 위축과 경기 악화 등 부정적 영향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종합하면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5500억 달러 투자'라는 선물을 안겨줌에 따라 한국 기업은 관세율 인상과 대규모 대미 투자라는 양자택일 상황으로 내몰린 셈이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전력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은예전에 결정했던 투자 계획을 새롭게 '포장'해 내놓는다 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애플이 그렇게 했다.애플은 올해 2월24일 트럼프 2기 정부 4년 동안 5천억 달러(약 690조 원)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트럼프 대통령 또한 자국 내 지지자에게 명분을 쌓는 정도의 투자 유치 성과면 충분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실제 부담은 '액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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