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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약품 신약 개발 선봉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김존 설립 때부터 방향 잘 잡아
- 제일약품은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들여오는 상품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2024년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기준으로 상품 매출 비중이 68.9%에 달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품의 29.4%를 훌쩍 뛰어넘는다.제일약품은 이 같은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구개발(R&D) 중심의 신약 개발 제약사로 회사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를 위해 이 회사는 혁신 신약을 위한 연구개발 강화와 기존 상품 비중을 줄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 비아트리스의 리리카, 뉴론틴, 쎄레브렉스 등 진통소염제 3종의 유통·판매를 중단했다.제일약품의 대표 신약으로는 위산 유발 소화기질환 치료제인 자큐보와 항암치료제인 네수파립이 있다.제일약품 관계자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상품 비중이 높다 보니 수익성이 안 좋은 부분도 있어서 우리 제품으로 개선하려 힘쓰고 있다"면서 "최근 자체 신약이 반응이 좋아서 비중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일약품의 혁신 신약 개발은 연구개발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에서 이뤄진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2020년 설립됐고, 2024년 12월19일 코스닥에 상장했다.온코닉테라퓨틱스의 최대주주는 제일약품으로 45.45%의 지분을 들고 있다. 지주회사인 제일파마홀딩스 기준으로는 손자회사의 위치에 있다.2020년 회사 설립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존 대표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신약, 자큐보와 네수파립자큐보는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첫 자체 개발 신약으로, 위산 유발 소화기질환 치료제다. 2024년 4월 국산신약 37호로서 임상 3상과 신약품목허가를 완료하고 같은 해 10월 판매를 시작했다.2025년 6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궤양 치료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제일약품은 2025년 상반기에 자큐보로 25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액의 8.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판매 첫해에 높은 기여도를 보여 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이에 따라 제일약품의 제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977억 원에서 1235억 원으로 26.42% 늘었고, 전체 매출액 중 제품 비중은 2024년 29.4%에서 2025년 상반기 41.1%로 크게 높아졌다.반면 상품 비중은 68.9%에서 57.9%로 줄었는데, 이는 상품 비중을 낮추고 제품 비중을 높이겠다는 제일약품의 목표 달성에 자큐보가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네수파립은 온코닉테라퓨틱스가 독자 개발하고 있는 핵심 파이프라인이자 차세대 이중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이다. 2025년 9월 국소 진행성·전이성 췌장암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네수파립은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췌장암에 대한 희귀의약품(ODD, Orphan Drug Designation) 지정을 획득한 데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도 췌장암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에 지정됐다. 향후 글로벌 빅파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대형 기술이전(LO, License Out) 등이 기대된다.회사 쪽은 2027년 네수파립의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난 6월에는 셀트리온과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기도 했다. 두 회사는 네수파립과 셀트리온의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의 병용요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난소암 재유지요법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해졌다.◆ 김존은 누구?김존 대표는 1967년생으로 캐나다 국적이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을 졸업하고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임상약학 석·박사학위를 받은 임상약학 전문가다.1997년 베링거인겔하임 전임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캐나다 BC 아동·여성 병원, 바이오젠 등에서 임상 연구를 맡았다.LG생명과학에서 B형간염과 서방형 인성장호르몬(SR-hGH) 등 대형 프로젝트를 관리하며 임상부터 신약 허가까지 맡으면서 경험을 쌓았다.이후 한미약품과 먼디파마를 거쳐 차바이오그룹 서울CRO 대표와 차의과학대 약학대학 교수를 지내고 2020년 온코닉테라퓨틱스에 대표이사로 합류했다.이승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