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D램 공급가격 "최대 70% 인상" 분석, 내년에도 상승 전망"

▲ 삼성전자가 4분기 D램 공급가격을 최고 70% 높여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내년에도 꾸준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 DDR5 D램 홍보용 사진.

[비즈니스포스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품귀 현상이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계속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공급 재개도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고객사들과 유리한 가격 조건으로 물량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업황 호조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3일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제조사들의 협상력이 커지고 있다”며 “서버용 반도체 고객사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분야의 수요 급증이 전례 없던 수준의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을 이끌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혜로 돌아오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재고 부족으로 고객사에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던 D램 공급을 소량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일부 서버용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타임스는 “다수의 메모리반도체 중소 고객사들은 11월 들어 물량을 거의 받지 못했다고 토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공급 물량 확보와 관련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들어 현물 시장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모두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했다.

DDR4 16Gb D램 가격은 42.5달러까지 올라 한 달 동안 60%를 넘는 상승폭을 보였고 DDR5 16Gb는 10월에 가격이 두 배로 뛰었던 데 이어 11월에도 약 55%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의 DDR5 D램 일부 제품의 4분기 공식 가격이 3분기와 비교해 최대 70% 상승하며 업계 예상치인 50~60% 수준을 뛰어넘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4분기 매출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내년 1분기 공급 가격도 약 20% 인상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가격 상승폭이 최대 40%에 이를 수 있다는 고객사들의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타임스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고객사들은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더 우선순위로 고려하고 있다”며 “1분기 가격이 20% 이상 상승하면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메모리반도체 제조사들이 협상력에 완전한 우위를 쥐고 가격을 계속 인상하는 동시에 서버 고객사를 선호하는 추세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는 동일한 LPDDR D램 제품에 서버 고객과 일반 고객사 사이 가격 차이가 최대 60%에 이르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4분기 들어서만 두 배 가까이 뛴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기업의 11월 공급 가격이 10월과 비교해 100~150% 상승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강세는 내년에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공급사들이 물량 출하 속도를 늦추고 이를 선별적으로 배분하며 시세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