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의혹으로 구속 위기에 몰리며 친윤(친윤석열)계의 몰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건희 특검팀은 통일교 쪽에서 권 의원에게 1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힘 친윤 권성동 '통일교 1억 수수'로 구속 위기, '친윤계 몰락'의 신호탄인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에서도 이른바 '언더 찐윤'(친윤 실세 그룹)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주류 세력은 계속 당을 장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일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권 의원에게도 억대의 정치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은 청탁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씨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 금품을 건넨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특히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씨가 2022년 1월5일 권 의원에게 윤석열 대선 후보를 위해 사용하라는 취지에서 현금 1억 원을 공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있다'는 내용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이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며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과 결백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통일교 측도 별도의 언론 공지를 통해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특검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시점과 현금을 마련한 방식 등을 특정한 것으로 보여 권 의원이 특검의 수사 칼날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만약 혐의가 더욱 구체화된다면 김건희 특검팀이 권 의원 구속영장을 청구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국회에서도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통과시킬 공산이 크다.

국회 다수의석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은 벌써부터 권 의원을 벼르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 부르지 마시라. 누굴 탓하겠나. 당신이 잘못한 것이고 죄를 받는 것"이라며 "국민을 속이고 이단과 손잡은 권성동의 불법 정치 여정 이번엔 반드시 끝내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권 의원의 구속 위기를 두고 '친윤계 몰락'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탄핵 정국에서 원내대표를 맡으며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이른바 '쌍권 지도부'로 당을 이끌어온 친윤계의 핵심이다.

권 의원은 지난해 12월1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106표 가운데 72표를 받으며 당선됐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 원내대표가 탄핵 정국에서 원내사령탑에 오르는 것이 맞느냐는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친윤계는 권 의원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국힘 친윤 권성동 '통일교 1억 수수'로 구속 위기, '친윤계 몰락'의 신호탄인가

권성동 의원이 7월18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의원실로 들어서며 특검팀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권 의원은 탄핵정국에서 민주당 등 야당의 공세에 맞서 최전방에서 맞섰다. 이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달리 지지층 결집 현상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른바 쌍권 체제의 다른 당사자인 권영세 의원도 현재 당무감사위에서 '김문수 후보 교체 시도' 사건으로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 결정을 받고 당 윤리위원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당 대선 후보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는 데 앞장섰다. 

여기에 다른 친윤계 의원들도 내란·김건희·채상병 등 3대 특검팀의 수사망에 걸려들고 있다. 이미 김건희 특검팀은 윤상현·권성동·김선교 의원을, 채상병 특검팀은 임종득·이철규 의원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친윤계가 해체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이른바 '언더 찐윤'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테면 '언더 찐윤'에서 '언더 주류'로 간판을 갈아치우면서 당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7월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렇게 되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뭐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라고 하는 어떤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나는 뭐 이 당이야, 우리가 이 당의 주인이야' 하는 분들만 남는다"며 "투표권자·유권자 집단이 변하면 이 강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분들은 유권자 집단이 그렇게 짠물이 되면 될수록 유리하다"고 말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월28일 MBC '뉴스외전'에서 "언더 찐윤들은 국민의힘이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밖에서 볼 때는 알량해 보이지만 기득권을 잡을 수 있고 지방선거 때도 우리가 원하는 사람은 다 후보로 낼 수 있고 아주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는 당선도 시킬 수가 있고 그 권한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