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12단 엔비디아 인증 빨라야 4분기, HBM4 인증·수익성 확보 절실

▲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인증과 공급이 예상보다 늦은 오는 4분기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뒤늦은 공급으로 물량이 제한적일 것이고, 수익성도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인증과 공급이 당초 올해 3분기에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보다 늦은 올해 4분기에나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4분기에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해도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 경쟁사 대비 뒤늦은 인증으로 공급량이 제한적일 것이고, HBM3E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도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앞선 D램 공정 기술로 제작한 HBM4의 빠른 엔비디아 인증과 공급이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내 인증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인증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HBM 제조사에 비해 앞선 D램 공정 기술 적용으로 원가가 증가, 엔비디아에 공급한다 해도 당분간 HBM4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엔비디아 인증이 올해 3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업계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4분기에나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소식통은 "현재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인증이 진행 중이며, 회사는 내부적으로 4분기 중 인증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인증 후 빠른 공급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금융증권사 모간스탠리는 8월 말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의 인증을 마치고, 4분기부터 엔비디아 공급을 위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UBS그룹 역시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인증이 진행 중인 상황이며, 4분기에 인증을 통과해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이 너무 늦어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2026년부터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루빈’을 위한 HBM4가 주류로 자리 매김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올해 4분기에 HBM3E 공급을 시작하는 것이 너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것이다. 

현재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GB300)를 위한 HBM3E 12단 제품 공급은 SK하이닉스가 대부분 맡고 있어, 삼성전자가 HBM3E 12단 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공급량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또 삼성전자보다 먼저 12단 인증을 획득한 마이크론도 엔비디아 물량을 상당부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엔비디아의 루빈 출시 이후 HBM3E 12단 수요는 가라앉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엔비디아는 2026년 상반기 HBM4를 탑재한 루빈을 공개하고, 하반기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올 하반기 HBM3E 12단을 탑재하는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GB300)’ 출시에 맞춰, 전체 HBM 공급량 가운데 HBM3E 12단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전 ‘블랙웰(GB200)’에 탑재됐던 HBM3E 8단 공급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HBM4를 탑재하는 루빈 출시 이후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수요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AMD와 맞춤형 AI 반도체(ASIC) 등의 수요가 존재하지만, 엔비디아는 여전히 전체 HBM 수요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HBM3E 12단 엔비디아 인증 빨라야 4분기, HBM4 인증·수익성 확보 절실

▲ 삼성전자는 6세대 HBM4에서 빠른 엔비디아 인증과 공급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앞선 D램 공정 기술 적용에 따른 투자 비용 증가로 경쟁사 대비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게다가 HBM3E 12단 가격도 하락하고 있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에 참여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누렸던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는 현재 HBM3E 12단 가격 협상을 하고 있으며, 공급사가 늘어나는 만큼 가격을 낮추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7월31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HBM3E 제품의 공급 증가로 수급 변화가 예상된다. 당분간 시장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HBM3E 가격 하락을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6세대 ‘1c D램’ 공정을 활용해 만든 HBM4의 엔비디아 인증과 공급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5세대 1b D램 공정으로 HBM4를 제작해, 삼성전자가 HBM4에선 기술력 우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HBM4에서도 수익성 문제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앞선 1c D램 공정 기술 적용을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진행한 만큼, HBM4 제조 원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본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HBM4 원가가 SK하이닉스 HMB4보다 약 30%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무라증권 측은 “삼성전자는 2026년 2분기 엔비디아의 HBM4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더 높은 원가 비용으로 2026년 경쟁사 대비 수익성 차이는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