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대만언론이 TSMC와 경쟁을 의식해 이를 두고 날선 비판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TSMC의 3나노 공정이 삼성전자 2나노 대비 우월할 뿐만 아니라 미국 공장에 첨단 기술 활용을 늦추는 것은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대만 공상시보는 25일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부터 텍사스 공장에 2나노 기술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TSMC에 앞서나가기 위한 시도”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는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기존 계획과 달리 4나노 대신 2나노를 활용할 가능성이 주요 외신에서 거론되고 있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4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한다. 2나노 도입 시기는 일러도 2028년으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가 이보다 앞서나가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공상시보는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기술력을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양산하는 3나노 반도체 성능은 경쟁사의 4나노 공정과 유사한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2나노 공정 역시 TSMC의 3나노 공정보다 뒤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상시보는 현재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고사양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설계 업체가 TSMC의 3나노 공정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가 현재 3나노 공정으로 제조하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자체 설계한 ‘엑시노스2500’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상시보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상위 반도체 기업들의 파운드리 수요에 더 이상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TSMC가 삼성전자와 달리 미국 공장에 2나노와 같은 첨단 미세공정 도입을 늦추는 이유는 대만에 최신 기술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대만 매체가 이처럼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경쟁력에 날선 비판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TSMC와 경쟁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TSMC는 대만의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해 미국 공장에 최신 파운드리 기술을 적용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TSMC가 현지 공장에 3나노와 2나노를 비롯한 신형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를 서두르도록 압박을 더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거론되는 대로 미국 공장에 2나노 미세공정 도입을 서두른다면 TSMC와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일 공산이 크다.
대만 언론에서 이런 시나리오를 경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을 적극 깎아내리며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상시보는 “TSMC는 3나노 파운드리를 N3X와 N3C, N3A 등 여러 파생 공정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이는 상위 고객사들이 TSMC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