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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하나 싶었는데' DL그룹 건설 석유화학 이중고, 이해욱 실적도 책임경영도 고비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5-08-12 16: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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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주력사업인 건설과 석유화학 부문에 동시에 악재와 마주하고 있다.

건설 부문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해 공사 중단과 전면 점검에 돌입했고 석유화학 부문에서는 여천NCC의 실적 부진과 책임경영 이슈가 겹치며 시험대에 서게 됐다.
 
'회복하나 싶었는데' DL그룹 건설 석유화학 이중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04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해욱</a> 실적도 책임경영도 고비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다.

12일 DL이앤씨에 따르면 전국 모든 건설 현장을 올스톱시킨 뒤 전날부터 전종필 최고안전책임자(CSO)의 승인을 받은 현장부터 순차적으로 공사를 재개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 9일부터 전국 현장 80여 곳의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각 현장별로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8일 자회사 DL건설의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DL이앤씨도 대대적으로 안전점검에 나선 것이다.

이해욱 회장 입장에서는 DL그룹 건설계열사에서 재차 안전 리스크가 불거지며 부담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리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DL이앤씨에서 발생했던 여러 건의 사망사고 탓에 안전 역량에 관한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DL이앤씨가 최근 1년 넘게, DL건설은 2년 반 넘게 사고를 막으며 건설사 책임경영의 핵심 요소인 안전관리 수준 제고에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정부의 칼날이 건설업계 산재 사고 예방을 향하는 현재 시점에서 다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다.

DL이앤씨는 한때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가장 많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설사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었다.

이에 2023년 12월 이 회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청문회에 직접 참석해 사고 예방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청문회에서 “지적해주신 것 이상으로 심사숙고해서 말뿐만이 아닌 변화를 만들어보겠다”며 “이것은 저의 약속이며 회장으로서 임직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고 말했다.

DL그룹 건설계열사는 2021년 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뒤 지난해까지 영업이익이 매년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4년 만에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DL건설이 무기한 공사 중지에 돌입한 데 이어 DL이앤씨도 현장별 안전점검을 진행하면서 소폭이라도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DL건설은 강윤호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 팀장, 현장소장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실제 사표 수리 여부와 별개로 안전 역량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지만 사업적으로 안정된 리더십을 갖추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DL이앤씨에서는 지난해 단기간에 대표이사가 2번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이 회장이 1년여 만에 찾아온 진통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 회장은 그룹의 또 다른 축인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난관에 봉착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DL케미칼을 중심으로 한 DL그룹 석유화학사업은 고부가가치 제품(스페셜티) 중심의 구조로 석유화학 업황 악화 속에서도 나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과거 업황 호조기에 톡톡히 제 역할을 했던 여천NCC가 오랫동안 실적 부진에 빠져있고 이와 관련돼 공동대주주인 한화그룹(한화솔루션)과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원료를 생산하는 여천NCC는 2021년만 해도 연결기준 영업이익 3934억 원으로 DL그룹에서 DL이앤씨(9567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다만 기초 및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업황 악화에 2022~2024년 3년 동안 누적 영업손실이 7758억 원에 이르렀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영업손실 1567억 원을 거뒀다.

여천NCC가 오는 21일까지 31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놓일 수 있는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 회장은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 알려지면서 대주주로서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말 여천NCC 회생을 위해 조직된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여천NCC는 자생할 능력이 없고 워크아웃 신청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디폴트에 빠져도 답이 없는 회사에 무조건 돈을 넣을 수는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DL그룹이 전날 DL, DL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의 긴급 이사회를 거쳐 유상증자를 통해 여천NCC 지원을 고려한 운영자금 2천억 원을 확보하며 당장 여천NCC의 채무불이행 위험은 사그라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천NCC 유동성 위기설과 관련해 “DL그룹 계열사들이 2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공시한 점을 고려하면 DL케미칼 차원에서 자금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고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사이 합의 도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회복하나 싶었는데' DL그룹 건설 석유화학 이중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04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해욱</a> 실적도 책임경영도 고비
▲ 여천NCC가 2021년 가동을 시작한 여수의 제2사업장. < 여천NCC >

다만 여천NCC 원료가 갱신계약을 놓고 DL그룹과 한화그룹의 대립이 커지는 점은 꾸준히 이 회장에 경영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DL그룹은 여천NCC 원료가격 갱신계약에 최소 변동비 부분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협상하는 반면 한화 측은 가격 하한을 없애자는 주장을 펼쳤다. 

두 회사는 모두 여천NCC 원료가격 갱신계약과 관련해 상대방을 향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건만을 고집해왔다고 맞서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 측의 가격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수준이라며 DL 측에 대해 사실관계를 왜곡하지 말고 주주사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DL그룹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여천NCC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영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에 실질적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천NCC가 사업구조상 현재 석유화학 업황을 이겨내며 이른 시간에 깜짝 반등세를 보이기 힘든 만큼 DL그룹과 한화그룹 사이 갈등이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천NCC는 영업적자가 지속하고 있으며 1조 원 수준의 단기차입금도 보유한 만큼 장기적으로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 그룹사의 추가 지원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 등 근본적 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여천NCC 대주주 양측의 대립은 서로 협상으로 결론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50대 50 합작사는 각각 업무상 배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DL 측도 손실 기업에 무작정 투자를 이어가거나 한화 측도 자신들의 원칙을 깨고 원료가격을 높여 공급받는 등으로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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