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글이 자체 인공지능(AI) 프로세서에 삼성전자 HBM3E를 활용하려 했으나 엔비디아 승인 지연 등 상황을 고려해 공급사를 마이크론으로 변경했다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 HBM 반도체 홍보용 이미지.
대만 디지타임스는 15일 “삼성전자는 최근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경쟁력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부품 공급망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구글의 자체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에 삼성전자 HBM3E 탑재 계획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구글은 당초 인공지능 반도체에 삼성전자 HBM3E를 탑재하고 TSMC의 첨단 칩온웨이퍼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패키징을 활용할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돌연 삼성전자에 HBM3E 수급 계획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 HBM3E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공급 승인을 받지 못하자 구글도 이를 고려해 마이크론의 HBM을 대신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에 HBM3E 공급 승인을 받기 위한 최종단계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1분기 중 공급이 추진되고 있었으나 엔비디아는 아직 삼성전자 HBM3E 승인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디지타임스는 “구글이 HBM 공급사를 삼성전자에서 마이크론으로 바꾼 것은 승인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글은 인공지능 프로세서 협력사인 대만 미디어텍에도 삼성전자 HBM 사용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이를 삼성전자 HBM3E 공급 성과 확인이 고객사 승인 문제로 계속 지연될 수 있다는 근거라고 바라봤다.
반면 마이크론은 삼성전자가 승인을 받는 데 고전하는 HBM3E 수주 확보에 성과를 내고 있어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중국 시장을 겨냥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에 8단 HBM3E 제품을 공급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2단 HBM3E의 승인은 아직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타임스는 “SK하이닉스는 현재 12단 HBM3E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다만 엔비디아 블랙웰 울트라 출시 지연 가능성이 변수”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기존 규격인 HBM3 반도체도 공급하고 있다. 이는 주로 중국에서 판매되던 H20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에 활용됐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H20에 쓰이는 HBM3 탑재 물량의 약 90%를 책임지고 있던 만큼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반도체 중국 수출 규제로 큰 압박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따라서 디지타임스는 “엔비디아 반도체 대중국 수출 제한의 여파는 삼성전자에 가장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를 비롯한 기업이 HBM 자체 개발에 속도를 내며 내년 HBM3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 위기를 키우는 요소로 지목됐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는 최신 규격의 HBM뿐 아니라 구형 HBM 시장에서도 중국 경쟁사의 추격을 받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사실상 사면초가에 놓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