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만두' 데이식스·'헬로키티' 트와이스, JYP엔터 블루개러지로 MD 매출 1위 겨냥

▲ JYP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 가운데 MD 매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보이그룹 ‘데이식스’가 선보인 지역 특산품 MD. < JYP엔터테인먼트 >

[비즈니스포스트] JYP엔터테인먼트가 아티스트 관련 상품인 MD 매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자회사 블루개러지로 MD 사업에 힘을 싣고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의 1분기 MD 매출은 330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23.4%를 차지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MD 매출 비중은 2021년 6%에 불과했지만 2022년 14%, 2023년 20%, 2024년 22%로 증가했다. 2024년 MD 매출은 1326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올해도 성장을 이어가 약 27%까지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20년 JYP엔터테인먼트 MD 매출은 175억 원으로 주요 4개 회사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하지만 2022년 3위, 2023년 2위로 올라섰고 올해는 2천억 원을 넘어서며 1위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JYP엔터테인먼트 MD 매출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달라진 MD 판매 전략에 기반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 JYP엔터테인먼트는 MD와 IP 라이선싱, 팬 플랫폼을 전담하는 자회사 ‘JYP360’를 설립하며 MD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후 JYP360는 2024년 12월 사명을 ‘블루개러지’로 변경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블루개러지에서 직접 MD를 기획해 판매하는 방법과 외부 제작사에 IP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수취하는 방식 두 가지로 MD 사업을 진행한다.

블루개러지는 공식 온라인 글로벌 MD 매장인 ‘팬즈 샵’을 운영하며 전 세계로 MD를 배송해 해외 매출을 늘리고 있다.

더불어 ‘팬즈 샵’ 운영으로 얻은 팬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MD 전략을 고도화했다고 밝혔다. 수요에 기반해 MD를 기획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블루개러지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의 오프라인 팝업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2024년에는 모두 11회 매장을 열며 2023년 1회와 비교해 횟수를 늘렸다.

MD 기획·제작과 오프라인 팝업 매장 운영 등 원가가 높은 사업을 벌이다 보니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문제점도 있었다.

블루개러지는 2024년 매출 907억 원을 기록하며 2023년보다 외연을 46.5% 늘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보다 54.1% 하락한 31억 원을 냈다.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수익성이 악화하자 블루개러지는 다시 전략 변경에 나섰다. 오프라인 팝업 매장 운영을 대폭 축소하고 IP 라이선싱 사업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캐릭터 MD를 강화하고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등 매출 확대 계획도 밝혔다.

이처럼 블루개러지로 MD 사업에 집중한 한편 다양한 MD 출시로 상품 종류를 넓힌 점도 MD 매출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데이식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개최한 월드투어 콘서트 ‘포에버영’의 국내 공연에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MD를 판매했다.

해당 MD는 데이식스의 공식 캐릭터인 ‘데이멀즈’ 인형에 입힐 수 있는 옷 형태다. 콘서트가 열린 지역에 맞춰 대전 식빵과 부산 어묵핫바, 대구 납작만두, 광주 무등산수박 등으로 기획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소비자들은 “데이식스 팬도 아닌데 모으고 싶다”, “아이디어가 너무 좋고 귀여워서 팬들도 기분 좋게 지갑을 연다”, “JYP엔터테인먼트 ‘감다살’(감이 다 살아 있는)이다” 등 의견을 남겼다.

걸그룹 ‘트와이스’는 그룹의 공식 캐릭터인 ‘라부리’와 일본 캐릭터 기업 ‘산리오’ 협업 MD를 내놨다. 멤버마다 서로 다른 캐릭터와 협업해 옷과 모자, 가방, 파우치, 수건 등을 선보였다.
 
'납작만두' 데이식스·'헬로키티' 트와이스, JYP엔터 블루개러지로 MD 매출 1위 겨냥

▲ 걸그룹 ‘트와이스’와 일본 캐릭터 기업 ‘산리오’의 협업 이미지. <산리오>


일본 도쿄 시부야 매장과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한 해당 MD는 티셔츠와 바지 세트 1만2천 엔(약 11만2천 원), 가방 4천 엔(약 3만7천 원) 등 낮은 가격이 아님에도 대부분 품절됐다.

이처럼 JYP엔터테인먼트가 MD 상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엔터테인먼트 기업 실적에서 MD 매출의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것이 고질적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비교적 꾸준히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MD 상품에 주목하는 것이다.

황지원 iM증권 연구원은 “캐릭터 중심의 상시 MD 확대는 아티스트 활동 유무와 무관하게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팬덤 이외 소비층을 유입해 지속 가능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글로벌 음악 시장이 스트리밍 중심으로 변화하며 실물 앨범 판매 매출에 한계가 생긴 점도 MD로 매출 다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의 올해 MD 매출은 지난해보다 42% 늘어난 1조1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