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공급이 올해 하반기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 공급이 이뤄진다면, 삼성전자 반도체의 숨통을 틔울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8월 5세대 HBM3E 12단의 엔비디아 인증이 이뤄지고 하반기 공급에 돌입할 것이란 해외 증권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공급 하반기 결판, HBM3E 12단 공급에 HBM4 인증까지

▲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올해 하반기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HBM 홍보용 이미지.


미국 금융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8월 말 HBM3E 12단의 샘플링이 진행될 것이며, 4분기 공급을 위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GF증권의 제프 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8월15일 전후로 HBM3E 12단의 엔비디아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12단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비디아도 SK하이닉스와 가격 협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공급업체와 HBM3E 12단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가격 인하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6세대 HBM4 제품의 엔비디아 인증도 함께 노리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삼성전자가 8~9월 HBM4 샘플을 출하하고 4분기 엔비디아 인증 심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보다 앞선 6세대 ‘1c D램’ 공정을 활용해 HBM4를 만들며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D램 공정은 1x(1세대), 1y(2세대), 1z(3세대), 1a(4세대), 1b(5세대), 1c(6세대) 순으로 개발됐는데, 세대를 거듭할수록 선폭이 미세해져 성능과 전력 소비 효율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5세대 1b D램 공정으로 HBM4를 제작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1c D램 공정으로 제작한 HBM4가 가격 경쟁력에서는 뒤쳐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의 HBM4 원가는 SK하이닉스보다 약 30%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는 2026년에도 HBM 영업이익률 59%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12단 공급과 HBM4 인증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실적 반등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7천억 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6조6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보다 15조 원 가까이 더 벌어 들였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