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 위해 열심히 일한 국회의원이 그 결과 받은 월급으로 부인 명품백을 사주고 자녀 교육도 한다. 뭐가 다른가.”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대위원장 이덕선, 사립유치원 방어 힘에 부쳐

▲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대위원장.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비대위원장은 29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비대위원장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소방관’으로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토론회와 기자회견 등에 나와 애썼다.

하지만 논란이 가라앉기는커녕 국회 국정감사까지 출석하게 되면서 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이 비대위원장은 20일 KBS ‘엄경철의 심야토론’에 출연해 사립유치원의 비리 문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공개된 사립유치원 비리 명단을 놓고 “전체 96%가 단순한 주의나 경고, 시정 요구를 받은 곳”이라며 “감사 리스트가 비리 리스트로 바뀌어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매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당초 이 비대위원장을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에 강경 대응하기 위해 선출한 것으로 보인다.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사립유치원의 감사 자료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사립유치원 원장이 수억 원대 돈을 부정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이 비대위원장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 가운데 강경파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었다가 사임한 최정혜 이사장은 온건파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이 사임하기로 한 구체적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에 따른 실명 공개 사안과 최정혜 이사장의 사임 등과 관련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덕선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11일 논란이 일어난 지 사흘 만이다.

그러나 이 비대위원장 역시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비대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시각이 많다.

이 비대위원장은 2015년 경기도 동탄에서 리더스유치원을 설립했다. 리더스 유치원은 경기도교육청 감사 결과 2017년에만 모두 13건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았다.

보전조치 당한 금액만 3억8천만 원가량으로 설립자에게 이체와 사립유치원 연합회비 납부, 설립자의 자녀가 소유한 체험학습장 부지에 토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임대료를 납부한 사실 등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전에 교육계가 아닌 케이블TV업계에서 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 비대위원장은 큐릭스 대표와 티브로드홀딩스 대표 하나방송 대표를 역임한 케이블TV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으로 케이블TV 이론과 전략이 뛰어나다고 평가 받았다.

1963년에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에서 정보시스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사를 마친 뒤 삼성물산과 한화경제연구원에서 일하다 1995년 케이블TV회사인 큐릭스에 입사했다.

2007년 큐릭스 대표이사 사장까지 올랐다. 큐릭스가 티브로드에 합병되면서 티브로드홀딩스로 자리를 옮겼다. 2010년에는 하나방송에서 하나방송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현재 한국유아정책포럼 회장으로 덕성장학재단과 하나복지재단 이사장을 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