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솔루션 "LNG선 시장은 구조적 쇠퇴 국면 진입, 좌초자산만 15조"

▲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 척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키티마트 항구에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이 쇠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23일 LNG선 시장이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쇠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을 내놨다.

기후솔루션이 선박 금융업계의 재무적 영향에 최신 방법론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LNG선 시장의 좌초자산 규모는 약 108억 달러(약 1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초자산이란 예기치 못한 상황 변화로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거나 부채로 전환된 자산을 말한다.

기후솔루션은 LNG선 시장을 두고 "2022년부터 수요 예측 기반보다는 시장 가격 상승을 향한 기대심리가 반영된 대규모 투기성 발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됐다"고 바라봤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에너지 위기 국면 속에서 LNG선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선박들이 대량 발주됐다는 것이다. 이때 주문된 선박들이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인도되며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해졌다.

이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60척의 LNG선이 운항되지 못하고 유휴 상태에 놓여있다. 전체 LNG선대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로 좌초자산으로 환산하면 약 15조 원이 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선박가격을 1척당 평균 1억9460만 달러(약 2702억 원)으로 봤을 때 전체 60척에서 발생하는 손실 규모는 약 116억7600만 달러(약 16조2110억 원)에 달한다. 여기서 선박에서 얻을 수 있는 스크랩 가치 약 3억1800만 달러(약 4415억 원)을 제외하면 15조 원이 된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분석을 위해 독일 컨테이너사 하팍로이드와 항공사 루프트한자 관련 물류재단 '쿠네기후센터'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에너지 연구소에서 내놓은 방법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LNG선 시장이 이렇게 위축된 또 다른 이유는 국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고 일부 국가에서는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며 LNG가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은비 기후솔루션 에너지공급망 담당 연구원은 "노후 LNG운반선의 조기 퇴출이 일정부분 이뤄진다 하더라도 이미 발주된 신규선박의 시장 진입은 피할 수 없다"며 "LNG는 신재생에너지와 경쟁에서 점차 후순위로 밀리고 있고 화석연료 수송선으로서의 수명도 끝나가는 흐름이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이어 "조선업계는 단기적 조정국면이 나타나더라도 잘못 판단해 LNG운반선의 과잉공급을 이어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