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SK온과 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 배터리공장. 아곳 1공장은 올해 안에 생산에 돌입한다. < 블루오벌SK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다수 국가에 상호관세를 7월까지 유예했는데 원안대로 정책을 시행하면 배터리 소재 관세율이 인상된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매체 E&E뉴스에 따르면 SK온과 LG화학이 미국으로 수입하는 배터리 소재에 기존 10%에서 25%로 관세율이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SK온은 현대자동차 미국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포드와 현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인 닛산에도 15조 원 규모의 배터리 공급을 앞두고 있다.
LG화학 또한 협업사인 GM에 지난해 2월 25조 원 규모의 배터리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를 위해 2026년 가동 목표로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런데 SK온과 LG화학이 주로 한국에서 배터리 소재를 수입해 트럼프 정부발 관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트럼트 정부는 이번 달 9일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 기본관세 10%만 부과하고 상호관세는 90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E&E뉴스는 “미국 배터리 공급망에 새로 들어온 업체도 한국이나 중국, 유럽산 장비 및 화학제품에 의존도가 높다”라며 “관세 불확실성으로 거래가 멈춰섰다”고 설명했다.
관세로 미국 내 전기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함께 제시됐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 원가에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데 여기에 관세가 인상되면 차량 가격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전기차 차체에 필요한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가 확정된 데다 배터리 핵심 소재 대부분이 중국으로부터 수입된다는 점도 전기차 가격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45% 초고율 관세를 예고한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 내 전기차 평균 가격이 올해 2~3월 동안 2천 달러 상승했다는 조사업체 켈리블루북(KBB) 집계 결과도 나왔다.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 가격은 큰 변동이 없었다.
조사업체 FTI컨설팅 소속 람 찬드라세카란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시작한 ‘무역 전쟁’으로 전기차 제조사가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E&E뉴스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조정하면 전기차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미국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속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미·중이 원자재 부족이나 일자리 감소 등 어려움에 직면하면 향후 몇 달 내로 합의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