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VIEW] 휘청거리는 상업용 부동산, 아파트 대세 하락 전조인가](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4/20250417145903_115605.jpg)
▲ 경매시장에 나온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코로나19 유행 시기보다 더 많아지면서 부동산 시장 하락의 전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상가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5년 새 무려 3배 폭증했다는데 낙찰률이 급락하는 데다 극심한 불경기를 못 견딘 상업용 건물 임대인들이 소유 부동산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매물 적체 현상은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경제가 외우내환에 시달리는 와중에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사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먼저 무너지는 형국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월 들어 급락 중인 것을 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붕괴가 아파트 시장과 무관한 일이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오히려 코로나 유행 당시를 그리워하는 지경이 된 상업용 부동산 경매시장
상업용 부동산 시장 상황이 심각하기 짝이 없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전국 법원에서 진행된 업무·상업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만4940건에 이른다. 이는 최근 5년간 집계된 건수 중 최다다.
코로나19 여파로 내수 경기가 직격타를 맞은 2021년과 2022년 1분기만 해도 경매 진행 건수는 5177건, 4660건에 불과했다. 그 뒤 정부가 2023년 2분기 코로나 팬데믹 종료를 공식 선언한 2분기까지 9분기 연속 4천~6천 건 사이를 유지했다.
그런데 2023년 4분기부터 8천 건을 돌파하며 나쁜 조짐을 보인 데 이어 기하급수적으로 경매 건수가 늘었다. 전국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1분기 1만174 건을 기록한 뒤 6분기 연속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에만 5759건의 경매가 진행됐다. 이는 2010년 1월(5911건)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눈에 띄는 현상은 공장과 근린상가 위주로 경매 매물이 쌓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분기 근린상가 경매 진행 건수는 598건으로 전년 동기(382건) 대비 1.5배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021년 1분기(215건)와 2022년 1분기(179건)에 견줘도 월등하게 많다. 공장의 경우 지난 1분기 935건의 경매가 진행되며 전년 동기(711건)보다 증가세를 보였다.
경매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낙찰율은 급락 중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지속된 경기침체로 경매시장에 상업용 부동산 매물이 쌓여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경매 낙찰률은 19.8%를 기록하며 20%를 밑돌았다. 공장의 경우 1분기 나온 935건의 매물 중 30.1%가 낙찰됐다. 2021년 1분기(928건) 낙찰률은 이보다 높은 41.9%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얼어붙은 상업용 부동산 경매시장에 재앙에 가까운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저금리로 버티던 임대인들이 수년간 금리상승 기조가 이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경매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한 것도 치명적이다.
윤석열 정부 3년을 거치면서 국민경제는 민간소비, 기업투자, 정부재정, 순수출 등 모든 부면에 걸쳐 붕괴 상태다. 거기에 더해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용가치 측면에서 주거용 부동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상업용 부동산이 주거용 부동산 시장 보다 먼저 대세하락의 직격탄을 맞는 형국이다.
3월 거래량 8695건 vs 4월 거래량 947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휘청거리는 사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는 '거래 빙하기'가 닥쳤다.
3월 8695건(4월17일 기준)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월 들어 947건으로 급감했다. 물론 3월 거래 같은 경우 신고기간이 보름 가량 남아 있고, 4월 거래는 5월 말까지 신고가 가능해 거래량 집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2월 6400건으로 치솟았고 3월에는 9천 건에 육박하는 등 완연히 기운을 차린 것처럼 보이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4월 들어 순식간에 얼어붙은 건 분명해 보인다.
업계에선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여파 등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의 쓰나미는 아직 도착하지도 않아
미 국채가격이 폭락하고 증시가 붕괴하는 등 금융시장이 와해되는 기미가 역력하자 트럼프는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조치를 90일간 유예했다. 다만, 중국은 제외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관세유예 조치에 다소 안정을 찾는 듯 싶던 금융시장은 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됐음을 인지하고 다시 혼란에 빠졌다. 미중 관세전쟁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언제까지 전개될지, 다른 나라들은 관세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든 것이 미궁 속이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자유무역 시대에 종언을 고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1929년 대공황 당시 전 세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던 관세장벽을 연상시킨다. 벌써 소비의 나라 미국의 소비심리는 대공황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얼어붙었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급감 중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 세계를 경기침체의 늪으로 밀어넣을 트럼프발 관세전쟁 등을 감안하면 이미 붕괴 중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서울 아파트 시장을 포함한 주거용 부동산 시장 대세하락의 징후라고 판단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땅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토지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 ‘투기공화국의 풍경’을 썼고 ‘토지정의, 대한민국을 살린다’ ‘헨리 조지와 지대개혁’을 함께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