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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임죄 폐지 두고 공수 바뀐 여야, 민주당 "재계 숙원" vs 국힘 "이재명 방탄"

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 2025-09-23 14: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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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배임죄 폐지’를 두고 어색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배임죄 폐지에 소극적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방탄용 입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를테면 서로 공수가 뒤바뀐 형국이다.
 
배임죄 폐지 두고 공수 바뀐 여야, 민주당 "재계 숙원" vs 국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9777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명</a> 방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기 민주당 원대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에 묻겠다, 배임죄 폐지에 찬성인가? 반대인가?”라며 “국민의힘은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경영 판단 위축’을 이유로 배임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배임죄 규정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배임죄와 관련해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완화'가 아닌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형법 제355조 제2항에 규정돼 있는 배임죄가 재산상 손해 발생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적용될 소지가 많아 기업인들의 사법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8월 정책조정회의에서 “배임죄는 직권남용, 업무방해, 허위사실 유포 등과 결합돼 기업과 행정, 경제적 약자에 대한 압박 도구로 악용돼 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배임죄 폐지에 나서는 배경으로는 재계가 반대했던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따른 ‘당근’이라는 해석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되면서 이사들이 내린 경영상 판단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주주들이 배임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배임죄 폐지는 상법 개정으로 늘어날 기업의 법적 리스크를 줄여주는 당근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KBS 사사건건에서 “경제계와 간담회를 하거나 소통을 하면 가장 먼저 얘기하는 게 배임죄 폐지”라며 “장시간의 소송과 재판이 경영자에게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경제계에서 지속적으로 정부에 (배임죄 폐지를) 요구해 왔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 입법'이라는 주장을 앞세워 배임죄 폐지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배임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추진은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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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동영상 갈무리>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반대한다”며 “이는 중단된 이재명 피고인의 대장동 재판 등을 아예 없애려고 하는 ‘이재명 구하기 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검찰은 2023년 3월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기소하면서 주요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이 이뤄지던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통령이 대장동 민간사업자들과 공모해 성남시에 피해를 줬다며 4895억 원을 배임액으로 산정했다. 만일 배임죄 관련 법률을 개정하면서 부칙으로 재판 중인 사건에도 적용할 경우 이 대통령에겐 ‘면소 판결’이 내려질 공산이 크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배임죄 폐지 논의 과정에서 여야의 입장이 지금과는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배임죄는 회삿돈을 유용하는 기업인들의 책임을 묻는 데 활용돼 온 죄목이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경영계와 보수정당은 “폐지”를, 진보진영에서는 “유지”를 주장해 왔다.

그런데 기업 경영의 자유를 강조하며 배임죄 완화를 주장했던 국민의힘과 재벌의 책임 강화를 외치며 배임죄 유지를 주장했던 민주당의 입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우클릭' 노선 천명과 이 대통령 재판을 계기로 공수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국민의힘은 2019년 자유한국당 시절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맞설 대안 정책을 정리한 ‘민부론’에서 배임죄가 기업인의 경영 판단을 위축시켜 투자와 성장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주요 선진국에서 배임죄 형사처벌 규정이 없다며 배임죄 폐지를 주장했다. 이는 현재 김병기 민주당 원대대표의 주장과 거의 동일하다.

민주당은 배임죄 폐지는 정치적 의도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기업 활동 위축 우려를 해소하고 이 대통령의 코스피 5천 공약을 달성하기 위한 ‘배임죄 폐지’를 정쟁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2일 MBC라디오 뉴스하이킥에서 “국민의힘도 재계와 마찬가지로 남소의 우려 때문에 상법 개정 반대했었는데 이제 와서는 갑자기 이재명 대통령을 엮어가지고 (배임죄 폐지를) 정쟁화시키고 있다”며 “배임죄 폐지는 오래 전부터 논의해 왔던 것인데 결국 정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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