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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유사과학' 앞세워 기후변화 왜곡, 미국 학계 화났다 '전면전 선포'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8-12 11: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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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유사과학' 앞세워 기후변화 왜곡, 미국 학계 화났다 '전면전 선포'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트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의도적으로 기후변화의 악영향을 과소평가하거나 은폐하는 왜곡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왜곡된 정부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후대응 정책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미국 과학계는 '트럼프 정부가 이미 증명된 과학적 사실을 왜곡한다'며 정부 발표를 대대적으로 반박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트럼프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왜곡 시도에 맞서 미국 국내 과학자들이 결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과학원(NAS)은 2009년에 발간된 '위험성 판정' 보고서 내용을 최신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위험성 판정 보고서는 미국 연방정부가 채택한 공식문서로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켜 미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산하 환경보호청(EPA)은 현재 위험성 판정 보고서를 전면 폐지해 미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 규제의 근거를 없애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지난달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 기준 자체가 미국인의 생계에 진정합 위협이 된다는 우려를 들었다"며 "지금까지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오바마와 바이든 행정부의 환경보호청을 통해 법을 왜곡하고 선례를 무시하고 과학을 왜곡해 미국 가정에 매년 수천억 달러의 은닉세를 부과해 왔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립과학원은 이와 같은 젤딘 청장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신 과학적 근거를 보강해 더욱 튼튼한 분석 자료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마샤 맥넛 미국 국립과학원 원장은 CNN을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 연구와 데이터를 통해 온실가스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이해가 더욱 깊어졌다"며 "정책 입안자와 대중에 최신 평가를 제공하기 위해 최신 기후과학에 관한 새로운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우리는 모든 섹션별로 검토해 모든 실수와 누락된 내용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미국 에너지부가 기후변화 영향을 심각하게 왜곡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와 관련해서도 과학계의 대응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에너지부의 해당 보고서는 "기후학계가 기후변화에 온실가스가 미치는 영향을 과장하고 있으며 극한 기상현상의 빈도와 강도 증가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거의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트럼프 정부 '유사과학' 앞세워 기후변화 왜곡, 미국 학계 화났다 '전면전 선포'
▲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미국 국립과학원. <위키미디아 커먼스>
마이클 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후학자는 가디언 인터뷰에서 에너지부 보고서를 두고 "화석연료 산업이 후원하는 기후변화 부정론 웹사이트 상위 10개에 챗봇을 훈련시켰을 때 예상되는 결과 수준"이라며 "오래 전에 이미 부정된 잘못된 정보로 가득찬 촌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킴 콥 미국 브라운대 환경사회연구소 소장은 CNN과 나눈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기후과학의 황금 기준이라 할 수 있는 국가기후평가(NCA)는 파묻고 거짓과 반쪽짜리 진실로 가득찬 보고서를 내세우고 있다"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2005년에 벌어진 지구온난화 사실 여부 논쟁이 떠오른다"고 지적했다.

콥 소장을 포함한 미국 과학자 수십 명으로 이뤄진 연구그룹은 에너지부 보고서에 반박하기 위한 공동 자료를 수집하고 통합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악시오스는 이 밖에도 미국 지구물리학협회, 기상학회 등 여러 연구단체들이 기후변화에 관한 사실을 검증한 자료를 배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정부는 이와 같은 과학계의 시도에 맞서 에너지부 보고서 내용을 좀 더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이번 가을에 워싱턴D.C.에서 우리 보고서를 공식적으로 대중에 소개하는 행사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라이트 장관은 이어 "우리 보고서는 부당한 평가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피드백과 의견을 받으며 보고서를 개선해 나갈 것이며 우리의 연구 방식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내부에서는 보고서와 관련해 회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도 여럿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기후변화 관련 연구 보고서가 짧으면 1년, 길게는 몇 년 동안 준비되는 것과 비교해 에너지부 보고서는 고닥 두 달에 걸친 연구와 검토를 통해 발간됐기 때문이다.

이에 익명의 한 연방정부 소속 기후과학자는 CNN을 통해 "에너지부 보고서가 기후과학에 관한 포괄적 검토 또는 평가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상호 평가 부재, 보고서 작성자 자격, 촉박한 일정 등을 고려하면 그냥 쓰레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앤드류 데슬러 텍사스 A&M 대학 기상센터 소장은 CNN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정말 화가 많이 나있다"며 "우리는 좋은 과학을 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는데 이와 같은 일은 정말 모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들(에너지부 보고서 저자들)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하지도 않고 과학자들이 간과했던 것들을 밝혀내지도 않았다"며 "그들이 담은 내용은 이미 많은 부분이 반박돼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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