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국내 5대 제약사 성적표를 놓고 주력 제품의 수출 여부가 성적을 갈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비즈니스포스트] 유한양행과 녹십자 대웅제약이 올해 상반기 주력제품의 수출 확대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거두며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상반기 주춤한 모습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해외 출시 확대에 따라 올해도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1조706억 원, 영업이익 563억 원을 거뒀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10.4% 늘었다.
특히 상반기 매출이 1조 원을 넘긴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내외에서 판매를 본격화하면서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에 렉라자를 기술 수출하고 2024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렉라자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특히 2분기에는 일본에서 렉라자가 출시되면서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받으며 실적을 이끌었다.
하반기에도 미국 판매량 증가와 추가 국가 진출로 올해 연간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2536억 원, 영업이익 1143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8.99%, 영업이익은 108.21% 늘어나는 것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도 렉라자가 미국에서 허가를 받으며 연간 매출 2조 원을 처음 넘겼는데 올해는 이를 뛰어넘는 실적이 예상된다.
녹십자도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가 성과를 냈다.
녹십자는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840억 원, 영업이익 353억 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2%, 영업이익은 1241.2% 급증했다.
특히 2분기에만 매출 5천억 원을 넘겼는데 알리글로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대웅제약도 상반기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실적을 이끌었다.
미국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추가 수출국 확대가 예상되면서 하반기도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619억 원, 영업이익 96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34.2%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하반기부터 브라질과 태국, 중동 등까지 판로를 넓힐 계획을 세웠다.
3곳 모두 미국에 자체 신약 수출을 포함해 고수익 제품들의 비중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 유한양행이 2018년 기술 수출한 렉라자가 올해 해외 판매 확대가 예상되면서 연간 실적 기록도 새로 쓸 것으로 전망됐다. |
반면 상대적으로 해외사업 비중이 낮은 종근당과 한미약품은 상반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두 회사 모두 내수 의존도가 높은 품목 비중이 크고 원가 부담과 연구개발(R&D)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압박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근당은 2025년 상반기 개별기준으로 매출 8286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을 냈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5% 줄었다.
한미약품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쳤다.
한미약품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522억 원, 영업이익 1195억 원을 냈다.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3.8%, 영업이익은 11.4% 줄었다.
그나마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604억 원을 거두며 1년 전보다 4% 증가했다. 다만 매출은 여전히 감소한 상태인 만큼 하반기 반전이 필요한 상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바이오 의약품 판매를 확대하는 기업과 내수 중심 구조를 유지하는 기업 간 실적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기술 수출 여부 등도 제약사별 성적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