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2025-08-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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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공항의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일부 공항에선 시설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공항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여객사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한 법이 최근 제정돼 공항공사로서는 공항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부담이 더욱 무거워 것으로 보인다.
▲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최근 김해공항 국제선 제2출국장 조성공사 및 통신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김해공항 국제선 제2출국장은 기존 국제선 청사의 혼잡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기존 확충터미널 D구역 내에 출국장 입구를 추가 개설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올해 8월 착공과 APEC 정상회의 이전인 10월 말 준공을 목표로 세웠다.
김해공항을 비롯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지방공항들의 국제선 여객 수는 증가하고 있다.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은 492만79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9%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508만 명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국제선 여객은 134만5351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112만4963명보다 19.59% 늘어났다.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상반기 190만4854명에서 올해 상반기 213만953명으로 11.87%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의 회복과 국제선 운항 편수를 확대하려는 공항공사 및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공항공사는 제주항공에서는 입국장 조명을 개선하고 환대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입국장 웰컴존을 신설하고 출국장 내 체크인카운터 전면 교체, 여객대기 공간확보 등 늘어나는 국제선 수요에 맞춰 국제선 터미널을 재정비하고 있다.
또한 김포공항에서는 국제선 탑승교시설 개선사업 등 국내선과 국제선을 포함한 40여 건의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국제선 시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최근 보다 촘촘해지고 있는 공항 안전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부담이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4월22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지난해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한 공항시설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최근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콘크리트 방위각 시설, 항행안전시설 관리 미흡, 조류충돌 위험 등에 대한 제도적 허점을 법률로 보완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구체적으로 활주로 주변에 설치하는 항행안전시설물(방위각 시설 등)은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어야 하며 중량 및 높이도 제한기준이 설정된다.
콘크리트 둔덕과 같은 구조물의 설치 불가는 기존 고시에서 법률로 상향 규정해 법적 강제력을 강화했다. 또한 공항과 일정 규모 이상의 비행장은 5년마다 ‘조류충돌 예방 기본계획’의 수립이 의무화됐고 조류충돌 위험관리계획도 매년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공항공사로서는 국제선 관련 시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항시설과 안전 규정이 촘촘해진 만큼 안전 관리와 관련한 부담이 더욱 커진 셈이다.
주요 외신에서도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콘크리트 둔덕으로 인해 피해 규모가 커졌으며 이를 승인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수십 년간의 잘못이 한국 활주로의 끝에 치명적 벽을 세웠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류 충돌을 포함한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지만 활주로 끝에 놓인 단단한 벽이 피해를 더욱 치명적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무안공항 공항의 문제점에 대해 거듭 경고를 받았음에도 콘크리트 벽이 포함된 설계를 승인했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는 지난 4월 제주, 무안, 광주, 여수, 포항경주, 김해, 사천공항 등 전국 7개 공항의 방위각제공시설(로컬라이저)의 안전성 개선을 위한 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공항공사는 무안공항을 최우선 설계해 방위각제공시설 개선사업을 우선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른 공항별 개선사업도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착수해 올해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이정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지난 5월 열린 9개 국적항공사가 참여한 '안전중심의 지방공항 활성화 간담회'에서 "한국공항공사는 국적항공사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공항의 안전 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지는 동시에, 지방노선 활성화를 통한 지역민의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