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은행권의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 제동이 걸렸고, 기업대출에서는 연체율이 오르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따라 올해 역시 리딩금융 경쟁의 무게추가 비은행에 실릴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 올해 4대 금융지주 실적 경쟁에서 비은행 계열사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은 여전히 이자이익이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2025년 1분기 합산 이자이익 규모는 8조6807억 원이다. 합산 비이자이익 규모(1조169억 원)의 8배가 넘는다.
문제는 올해 이자이익 중심 성장 환경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당장 가계대출 성장에는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16일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비가격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들은 금리를 높여 수요를 줄이는 방법으로 가계대출을 관리할 수 있다. 그와 다른 방식으로, 대출 접수 제한이나 여신 심사 강화 등 대출 문턱을 높일 수도 있다.
비가격조치는 금리 인상 아닌 다른 방법들을 의미한다.
게다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금리가 하락 국면에 들어선 상황도 이자이익 성장 둔화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2월과 5월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2분기에 온전히 반영된다는 점에서 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감안하면 당분간 NIM 하락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확대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올라서다.
2025년 5월 말 5대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49%로 집계됐다. 2024년 말(0.35%)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60%로 전체 연체율을 웃돌았다. 2024년 말과 비교한 상승폭은 0.20%포인트다. 원화대출 연체율 상승폭보다 크다.
일부 은행에서는 올해 5월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은행 수익 전망이 부진하면서 올해 금융지주들의 리딩금융 경쟁은 비은행 역량에 좌우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 이자이익 성장 둔화가 점쳐지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
여전히 금융지주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핵심 계열사는 은행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험·증권·캐피털 등 비은행 계열사가 금융지주의 선두를 결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4년 KB국민은행 실적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보상 비용을 대규모 반영하고도 KB금융이 리딩뱅크를 차지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는 KB금융이 전체 순이익 1조6973억 원을 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한금융 1조4883억 원, 하나금융 1조1277억 원, 우리 6160억 원 순서로 뒤를 이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