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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현대차 기아 미국에 뿌리 내려야 한다, 트럼프 관세 15%에 정의선의 현지생산 절박함

안수진 기자 jinsua@businesspost.co.kr 2025-08-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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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현대차 기아 미국에 뿌리 내려야 한다, 트럼프 관세 15%에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153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의 현지생산 절박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시장에서 현지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그래픽 씨저널>
[씨저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시장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15%의 관세가 부과되면서 일본·유럽 경쟁사들과의 관세 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

정 회장은 한국 미국 자유무역협정(FTA)의 수혜로 10년 동안 누려왔던 ‘관세 0%’ 경쟁력이 사라진 시점에서 현지 생산 가속화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지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뿐 아니라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며 점유율을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현대차에게 미국 시장은?

정의선 회장이 7월30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해 현지시장을 점검하고 현지 인사들과 교류한 것을 두고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그만큼 의미를 두고 있다는 풀이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에 이어 추가로 관세협상 지원에 나선 것으로 봤다.

미국 시장은 그만큼 현대차그룹에게 무게감이 크다.

미국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판매량과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자 세계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적 요충지다.

미국은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수출의 45%가량을 책임지는 가장 큰 시장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154만8천 대 이상을 판매해 세계시장 전체 판매량의 23%를 넘어섰다.  

1988년 미국 진출 이후 36년 만에 달성한 비중으로 2021년 20%대를 회복한 뒤 매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온 결과다.

미국 시장에서 입지도 단단하다. 현대차와 기아의 상반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11%(16만2615대)로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미국 시장의 ‘높은 수익성’도 현대차그룹 실적에 큰 몫을 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SUV는 동급의 세단보다 비싸지만 마진율은 높다. 차체가 커서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지만 생산비용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좋고 오프로드에서도 적합한 SUV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SUV는 세단만큼의 승차감·연비를 갖춘 동시에, 적재량·공간·견인력 등이 뛰어나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다.

현대차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미국시장 SUV 판매량은 26만2천대로 전체의 75%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도 현대차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미국에서만 전년보다 23% 증가한 11만55대가 팔리면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수출 721억 달러 가운데 미국 수출이 366억 달러로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했다. 

이 기간 미국 무역수지 흑자 557억 달러 가운데 자동차 산업 흑자가 394억 달러로 70% 이상을 담당했다. 

정의선, 현지생산 가속화로 돌파구 찾는다

“우리는 단순히 공장을 짓기 위해 이곳에 온 게 아닙니다. 뿌리를 내리기 위해 왔습니다.”

정의선 회장은 최근 미국 조지아 공장 준공식에서 ‘현지화 전략’에 대한 의지를 비쳤다. 

이번 관세협상으로 이제 수출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현실이 재확인되면서 ‘미국 땅’에서 생존전략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정 회장은 현지 생산 물량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4월3일 미국 정부가 1차적으로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붙인 뒤부터 현지 물량을 확보해왔다.

덕분에 5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판매된 현지 물량은 2만9956대로 4월보다는 1.2%, 지난해 5월보다는 9.4% 늘었다. 

6월에는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량이 2만7445대로 소폭 감소했지만, 모든 생산량이 미국 현지에서 판매됐다.

올해는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증설돼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전기차에서 연 30만 대만큼의 생산 능력이 더해졌다.  

조지아 공장은 50만 대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계획으로, 현지 생산 물량이 현대차 조지아 공장과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서 연 120만 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170만8293대) 기준으로 봤을 때 70%가량이 현지물량으로 소화되는 셈이다. 

미국 판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생산 차량의 다른 나라 수출 비중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간 36만 대 정도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5월 수출된 물량은 14대 뿐으로 4월보다는 99.4%, 지난해 5월보다는 98.9% 감소했다. 6월 수출물량은 0대였다.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지에서 판매중인 팰리세이드, 아이오닉 등 16개 차종의 내장재도 재정비했다. 

대형SUV 팰리세이드는 최대길이가 길고 실내공간이 넓다는 특장점과 오프로드 기능을 강화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산업과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현재 가격이 동결되고 있는 것은 물량 밀어내기 식으로 마련해온 미국 현지 물량 덕분도 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에 공급한 물량들이 충분히 소화되고 난 뒤에는 가격정책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현대차, 일본 차보다 ‘수출 비중’ 높아, 가격 동결은 수익성에 직격타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현지 생산비중은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 170만 대 수준의 38%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앨라배마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각각 연 33만 대가량을 생산했다.

앞으로 현지공장을 증설하고 물량을 확대한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판매되는 수출물량이 현지생산 비중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관세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시장 점유율 5위 안팎을 다투고 있는 일본 경쟁사들은 ‘내수 생산, 미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어 경쟁력 악화폭은 더욱 클 것이라는 위기감도 조성되고 있다. 
 
산업분석업체 에스엔피(S&P Global)에 따르면 상반기 미국 자동차 판매량 2위에 오른 토요타는 6월 판매된 234만 대 가운데 일본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60만 대로 25% 수준에 불과했다.

현대차와 기아에 이어 판매량 5위를 기록한 혼다는 6월 142만 대를 판매한 가운데 일본 생산 물량은 1% 미만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일본 기업과의 판매량 격차가 많이 벌어지지 않은 채 엎치락뒤치락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6월 미국 자동차 체급(세그먼트)별 판매순위를 보면 현대차그룹과 토요타, 혼다 모두 준중형 SUV를 가장 많이 팔았고 중형 SUV와 준중형·중형 세단이 뒤를 이었다.  

같은 기간 준중형 SUV 판매량에서는 현대차그룹이 47만 대로 토요타보다 12만 대, 혼다보다 8만 대 가량 뒤쳐졌다. 

중형 SUV 판매량은 47만 대로 토요타보다 13만 대, 혼다보다 21만 대 정도를 앞질렀다.

준중형 세단은 32만 대로 토요타보다 9만 대·혼다보다 8만 대를 더 팔았고, 중형 세단은 13만 대로 토요타보다 18만 대·혼다보다 3만 대를 덜 팔았다.

토요타보다 평균 2만 대 적게, 혼다보다 평균 4만5천대 많게 판매한 것이다. 

미국 시장은 업계에서도 가격 민감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돼 섣불리 가격 인상도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차그룹이 관세만큼의 부담을 안고 가격을 동결한다면 가격 경쟁력은 유지하겠지만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2분기에 관세가 15%로 조정되기 전 부과됐던 25%의 여파로 1조6천억 원의 수익감소를 겪은 만큼 앞으로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는 씨저널과의 통화에서 “현대차그룹은 일본과 판매차량 세그먼트가 대부분 겹쳐 수출관세 1%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만큼 크다”며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만큼 수익률은 계속 떨어질 것이고, 장기적으로 판매가 늘지 않는다면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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