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14A 미세공정 반도체 기술 개발과 제조 사업을 완전히 중단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차기 14A 파운드리 외부 고객사 확보에 실패하면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인텔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첨단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을 중단할 가능성을 예고했다.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을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14A 미세공정에서 외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인텔의 신형 CPU 등 반도체를 자체 생산하는 대신 다른 기업에 모두 맡길 것이라는 계획이 제시됐다.
닛케이아시아는 25일 “인텔은 반도체 파운드리 제조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에서 선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에 모두 뒤처져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및 립부 탄 CEO가 직원들에 보낸 성명을 통해 반도체 제조 사업에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기간 이어진 재무 위기와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 실패로 지금과 같은 투자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올해부터 18A(1.8나노급)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대형 고객사 수주에 실패해 대부분 자체 CPU 생산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인텔은 차세대 14A 공정에서도 충분한 외부 고객사 위탁생산 수요를 확보하지 못하면 이를 완전히 중단하고 철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차세대 미세공정에서는 엔비디아나 AMD, 퀄컴과 같이 반도체 공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다른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기는 구조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립부 탄 CEO는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수요를 예측해 미리 공장을 건설하는 대신 고객사의 수요가 확실할 때만 공장을 건설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파운드리 시설 투자에 들이는 금액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14A 공정 설비 투자는 더욱 엄격한 기준을 두고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미 파운드리 경쟁 중단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이날 발표에서 독일과 폴란드에 진행하던 반도체 공장 건설은 완전히 중단하고 미국 오하이오 투자 프로젝트 일정도 늦추겠다고 덧붙였다.
립부 탄 CEO는 “우리는 지난 몇 년간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너무 성급한 투자를 했다”며 “그 결과 불필요한 생산 능력이 생기고 효율성이 낮아졌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텔이 현재 양산 체계를 갖춰내고 있는 18A 공정의 외부 고객 유치가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인텔이 18A 파운드리 미세공정 개발과 생산 과정에서 저지른 여러 실책을 교훈으로 삼아야 향후 14A 공정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인텔은 회사 전체 인력을 6월 말 기준 9만6400명 안팎에서 15% 감축하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연말까지 임직원 수를 7만5천 명까지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