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검찰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동안 검찰개혁에 미온적이었던 이 예비후보가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완수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향후 대선 과정에서 검찰개혁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기소·수사 분리' 검찰개혁 의지, 공수처 두고 이재명 강화 vs 국힘 폐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검찰개혁 의지를 드러내면서 대선에서 검찰개혁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가 15일 공개된 유튜브 알릴레오 대담에서 수사기관 개혁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갈무리>


16일 여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가 검찰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강화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 후보는 15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유시민 작가, 김용옥 선생과 진행한 대담에서 검찰 수사권 문제를 두고 “기소하기 위해 수사해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수사와 기소는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와 기소 기능을 모두 갖고 있는 검찰을 ‘공소청’과 ‘수사청’으로 분리해 상호 견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내놓은 것이다. 이 후보가 생각하는 검찰개혁 핵심은 ‘권한 분산’과 ‘상호 견제’로 보인다.

이 후보는 “수사 담당 기관과 공소 유지 담당 기관을 분리하고 수사 기관끼리도 견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일각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검찰개혁 방안과 일치한다. 민주당 검찰개혁TF는 검찰을 공소청으로 바꾸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권을 모두 이관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앞서 이 후보는 당 대표를 맡는 동안 민주당 일각의 검찰개혁 주장과 관련해 언급을 자제해 왔다. 윤석열 정부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아왔고 여러 차례 기소돼 재판까지 받고 있기에, 이 후보가 검찰개혁을 직접 얘기하면 국민의힘에서 ‘정치보복’ 프레임으로 공격해올 가능성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국민의힘 쪽에선 이 후보이 집권하면 검찰을 통한 '정치보복'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이 후보를 겨냥해 “(이 후보가) 국가 권력을 완전히 손에 쥔다면 독선과 보복의 칼을 잔인하게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분열과 내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재명 '기소·수사 분리' 검찰개혁 의지, 공수처 두고 이재명 강화 vs 국힘 폐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듯 이 후보는 당 대표였던 지난 2월말 SBS 스토브리그에 출연해 “의사의 칼이 되기도 하고 강도의 흉기가 되기도 하는 것”이라며 “검찰 일부 특수부 라인 등에 문제가 있으니 그 문제를 교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해 수사기관 구도를 재설정하기보다는 검찰 내부 개선을 고려한다는 취지의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이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검찰을 향한 비판적 여론이 높아진 만큼 이 후보가 검찰개혁을 다시 주장하기 쉬워진 상황으로 여겨진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14일 유튜브 겸손은 힘들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구속취소 관련돼 검찰이 즉시항고를 안 하는 것을 보고 이 조직은 조직을 포기해서라도 누군가를 지키려고 한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과 더불어 이 후보는 공수처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수처는 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검사가 25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후보는 "지금은 공수처에 검사가 너무 없다"며 “공수처를 대폭 강화하고 국가수사본부도 그 독립성과 역량을 강화해야”고 말했다.

이 후보의 검찰개혁 방안은 대선 과정에서 보수진영의 다른 대선주자들과 강하게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공수처가 내란 수괴 혐의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강성 보수층 사이에서는 공수처를 향한 반감은 매우 높아졌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나경원, 안철수 의원 등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모두 ‘공수처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선에 출마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하게 공수처 강화 방침을 두고 이 후보를 비난했다.

한편 이 후보는 검찰을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집권 뒤 행동으로 입증하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집권 초기 ‘적폐청산’ 수사에 검찰 특수부를 활용하면서 검찰개혁에 미진했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검찰 수뇌부에 말 잘 듣는 칼잡이(검사)를 꽂아서 야당을 도륙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는 유시민 작가의 물음에 “그럼 우리도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