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가 기업공개(IPO)라는 최대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비교기업군(피어그룹)을 변경해 공모희망가를 낮추고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등으로 IPO 시장 한파를 돌파해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IPO 한파에도 SGI서울보증 상장 재도전, 수요예측 앞둔 이명순 '비책' 내놓나

이명순 SGI서울보증 대표이사(사진)가 공모가를 낮추고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등 기업공개(IPO) 성공을 위해 힘쓰고 있다.


13일 SGI서울보증에 따르면 3일부터 7일까지 해외 기업설명회(DR)를 열고 홍콩과 싱가포르 기관투자자 등을 만나 청약 참여를 독려했다.

SGI서울보증은 이후 국내에서도 기업설명회를 진행한 뒤 20일부터 26일까지 수요예측, 3월5일부터 6일까지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IPO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서도 SGI서울보증이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것은 이 대표와 IPO 추진 주체인 모회사 예금보험공사의 강한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23년 10월 SGI서울보증 IPO가 불발된 직후인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선임돼 2024년 1월 임기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핵심 과제로는 성공적 IPO 추진이 꼽혔다.

이를 증명하듯 이 대표는 2024년 2월 기업공개 재추진을 준비하며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한 뒤 본격적으로 IPO 재도전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GI서울보증이 이번 IPO 비교그룹군에서 해외 보험사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몸값을 대폭 낮춘 점에서 수요예측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바라본다.

SGI서울보증은 2023년 처음 IPO를 추진할 당시 미국 트래블러 등 해외 유명 보험사도 비교그룹군에 포함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몸값을 부풀리기 위해 무리하게 해외 보험사를 포함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후 수요예측에 실패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 것도 시장 눈높이보다 높은 공모가였다. 당시 서울보증이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주당 3만9500원~5만1800원이었다.

반면 SGI서울보증은 이번 비교그룹군을 삼성화재, DB손보 등 국내 손해보험사로만 구성했다.

비교그룹군이 변경됨에 따라 공모가도 다시 산정돼 이번 희망 공모가 밴드는 2023년 당시보다 주당 1~2만 원가량 낮아진 2만6천 원~3만1800원 수준으로 제시됐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앞서 해외 보험사를 비교그룹군에 포함한 것은 보증보험 사업 특성상 해외 사업이 많아서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시장 상황이 바뀌며 국내 보험사로만 비교그룹군을 구성했는데 시장에서는 이에 따라 공모가가 낮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IPO를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 몸값을 낮췄을 뿐 아니라 핵심 투자 포인트로서 주주환원책을 강조하고 있다.

SGI서울보증은 이번 해외 기업설명회에서도 주주환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배당과 주주환원 관심도가 높다.

실제 SGI서울보증은 13년 연속 배당을 지급하고 2022년엔 배당성향이 50%를 웃도는 등 꾸준히 주주환원을 시행해 왔다.

이 대표는 IPO를 앞두고 배당주로서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주주환원 방향성을 더 구체화하기도 했다.

SGI서울보증은 2024년 결산배당금을 2천억 원으로 확정하고 2027년까지 매해 2천억 원 규모 총주주환원 금액(현금배당+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1월에는 정관을 개정해 분기배당 규정을 도입했다.
 
IPO 한파에도 SGI서울보증 상장 재도전, 수요예측 앞둔 이명순 '비책' 내놓나

▲ SGI서울보증은 3월14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3월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공모로 진입한 사람들이 바로 배당받을 수 있게 해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라고 바라본다.

지난해 4월 예금보험공사는 2025년 상반기 안에 SGI서울보증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지난해 8월 빠르게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10월에 상장예비심사가 통과하며 일정은 3월로 당겨졌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SGI서울보증은 지난해 4월5일을 배당기준일로 삼은 만큼 올해도 배당기준일이 정기주주총회 이후인 3월 말에서 4월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경우 3월 공모로 진입한 뒤 바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SGI서울보증 IPO는 모회사인 예금보험공사가 과거 지원한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추진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1999년부터 2001년까지 2년 동안 SGI서울보증에 대우채 등 회사채 대지급 자금으로 모두 10조2500억 원을 지원했으나 2023년 말까지 유상감자, 우선주 상환, 배당 등으로 4조6136억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1월 SGI서울보증 증권신고서 제출 뒤 예금보험공사는 “이번 IPO로 SGI서울보증의 적정한 시장가격을 찾겠다”며 “원활한 공적자금 회수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