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래 기자 klcho@businesspost.co.kr2026-04-13 16:51:29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건설장비 수출 호조와 엔진 부문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합병 뒤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이란 전쟁 종전이 현실화해 중동 국가의 재건 수요가 더해질 경우 HD건설기계가 추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건설장비 수출 호조와 엔진 부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HD건설기계가 올해 1분기부터 곧장 합병 시너지 효과를 내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HD건설기계가 올해 1분기 매출 2조1755억 원, 영업이익 153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13.0%, 영업이익은 40.5% 증가한 수치다.
이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올해 1월1일 HD건설기계가 출범한 뒤 수출 지역의 다변화가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전 HD현대건설기계는 ‘현대’ 브랜드를 바탕으로 인도와 브라질에 생산기지를 두고 신흥국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디벨론’ 제품으로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 시장 공략에 주력해 왔다.
문 사장은 두 회사 합병 이후 생산과 공급망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특히 꾸준히 확대를 모색한 신흥국 시장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HD건설기계는 합병 뒤 영업본부를 △북미 △유럽 △인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국 △아시아태평양(APAC)·독립국가연합(CIS) △한국 등 8개 권역으로 재편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티오피아 120대, 베트남 71대, 키르기스스탄 41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몽골에서도 초대형 굴착기를 포함한 광산용 장비 60여 대를 수주하는 성과를 냈다. 호주 지역에서는 지난 1~2월 건설장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사장은 올해 초 진행한 글로벌 워크숍에서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춘 신속한 전략 수립과 빠른 의사결정을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국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모든 구성원이 '원팀'으로 뭉쳐 글로벌 톱티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 HD건설기계는 꾸준히 확대를 모색한 신흥국 시장을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HD건설기계 36톤급 디벨론(DEVELON) 굴착기의 모습.
합병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건설기계 부문 원가절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글로벌 부품공급센터(PDC)를 비롯한 공급망을 공동으로 육성하면서 구매력 증대와 규모의 경제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과 중국, 인도 등에서 부품 공용화를 기반으로 현대와 디벨론 두 브랜드를 모두를 생산하게 되면서 비용 절감효과가 앞으로 강화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엔진 부문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합병 이후 수익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유럽 지역에서 산업용·발전용 엔진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HD건설기계 제품이 유럽연합(EU) 배기가스 규제인 ‘스테이지5’를 충족하면서도 성능을 유지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앞으로 엔진 부문의 추가적 성장도 기대된다. 올해 4분기부터 군산 공장이 가동될 예정인데 방산과 발전용 엔진 생산이 2배 가까이 확대된다. 이를 통해 특히 내년부터 초대형 발전 엔진 공급이 이뤄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AI 전력 수요 급증과 전력 공급 탈중앙화 추세에 발맞춰 초대형 발전용 엔진 성장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HD건설기계는 다른 지역과 달리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중동 지역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향후 재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쟁 양상이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향후 건설기계 수요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동은 HD건설기계 건설장비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지역인 만큼 종전 이후 재건을 위한 건설장비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첫 종전 협상 결렬에도 고유가 충격이 미국 경제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이른 시간 안에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전월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3.3%를 기록했다.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47.6으로 1978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미국 정부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면서 종전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당장 중동 지역 실적 가시화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장기 성장성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