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텔이 테슬라와 스페이스X, xAI의 '테라팹'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테라팹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립부 탄 인텔 CEO(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겸 스페이스X CEO. [출처=인텔 X 공식 계정]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 대규모 반도체 공장 ‘테라팹’ 건설 프로젝트에 인텔이 합류하며 점차 실체를 갖춰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첨단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에 이어 인텔과 치열한 경쟁에 놓일 수 있지만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는 이를 계기로 중요한 성장 기회를 맞게 될 공산이 크다.
투자전문지 모틀리풀은 8일 “테라팹 프로젝트에 인텔의 참여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일론 머스크의 반도체 생산 목표를 현실로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소셜네트워크 X 공식 계정에 스페이스X와 xAI, 테슬라의 테라팹 반도체 양산 계획을 가속화하기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겸 테슬라 CEO가 인텔 본사를 방문해 립부 탄 인텔 CEO와 협업 계획을 논의했다.
해당 기업들의 협업 방식이나 범위, 반도체 투자와 양산 시점을 비롯한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테라팹 구축 계획은 정식 발표된 뒤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고 반도체 제조 기술도 사실상 부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산이 가능한 첨단 파운드리 기술력을 갖춘 인텔의 도움을 받는다면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이 분명해진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3월 말 테라팹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연간 1테라와트(TW) 연산 능력을 갖춘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미국 전체 수요의 2배 수준이다.
모틀리풀은 “테라팹의 중장기 성과를 예측하는 일은 어렵지만 인텔과 협업은 첨단 공정 반도체를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인텔의 협업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 다소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테슬라를 첨단 파운드리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미국 텍사스주에 신설하는 반도체 공장에서 테슬라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반도체를 위탁생산해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및 인공지능 휴머노이드와 같은 신사업을 확대할수록 반도체 수요도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수혜폭을 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었다.
| ▲ 인텔의 18A 공정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연구개발 홍보용 사진. [출처=인텔 홈페이지] |
하지만 삼성전자와 TSMC에 이어 인텔도 테슬라의 반도체 협력사로 진입을 예고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더 치열한 수주 경쟁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투자전문지 마켓워치는 “일론 머스크는 최근 삼성전자와 TSMC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인텔과 협력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고 바라봤다.
다만 마켓워치는 인텔이 일론 머스크의 테라팹 구축 계획에 도움을 주기로 한 ‘첫 대형 반도체 제조사’라고 바라봤다.
테라팹의 규모를 고려하면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정식으로 테슬라 및 스페이스X와 협업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마켓워치는 테라팹이 일론 머스크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첨단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생산 설비도 구축해야만 한다는 투자기관 번스타인의 분석을 전했다.
일론 머스크도 테라팹 설립 계획을 발표하며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반도체 제조, 반도체 패키징 공정 등을 종합적으로 담당하는 유일무이한 설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연히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자체 반도체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역할을 확대할 여지가 충분하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초 테슬라 콘퍼런스콜에서도 “미국에 첨단 메모리반도체 생산 설비가 전무하다”며 시스템반도체와 메모리를 모두 수직계열화해 공급망 차질을 피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결국 인텔의 테라팹 프로젝트 합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경쟁 심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협력을 강화해 수혜폭을 키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여전히 일론 머스크의 구상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인텔과 협업이 막대한 투자금 확보 방안을 비롯한 현실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IT전문지 더레지스터는 “인텔은 단순히 테라팹 구축 과정에 자문 역할로 남을 수도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일론 머스크가 내놓은 수많은 비현실적 구상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더레지스터는 반도체 제조사들도 새 공장을 설립하고 가동하기까지 최대 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테라팹 프로젝트는 실현 가능성에 여전히 많은 의문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