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이사 행장이 사활을 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토스뱅크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6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올해 실적이 중요하다. 벌써 세 번째 도전하는 기업공개 성공의 핵심이 기업가치 평가에 달려있는 만큼 토스뱅크와 순이익 경쟁을 두고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이사 행장이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을 본격화한 상황에서 토스뱅크의 추격을 물리치고 인터넷은행 2위를 사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11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현재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위한 기업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5년 1분기 순이익이 크게 급감하면서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에 추월을 허용했다. 이번 주 발표예정인 2분기 실적도 토스뱅크와 접전이 이어지면 인터넷은행업계 입지 등 사업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케이뱅크(161억 원)과 토스뱅크(187억 원) 순이익 격차는 26억 원 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케이뱅크는 순이익이 68% 줄어든 반면 토스뱅크는 26% 늘어나면서 7개 분기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케이뱅크가 인공지능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 힘을 싣고 있다는 상황을 고려해도 토스뱅크의 기세가 매섭다. 케이뱅크가 2분기 실적에서 격차를 벌리지 못하면 인터넷은행 2위 자리를 내주게 될 수도 있다.
핵심 사업 지표를 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4년 말만 해도 여신잔액과 수신잔액이 모두 토스뱅크를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수신잔액에서는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앞질렀다.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1분기 동안 수신잔액이 8천억 원가량 줄어들고 토스뱅크는 3조 원 가까이 늘어났다. 수신 경쟁력은 인터넷은행 조달비용 등 다양한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플랫폼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고객 수(1363만 명)도 토스뱅크(1245만 명)와 큰 차이는 없다. 지난해 케이뱅크에 이어 토스뱅크도 1천만 고객을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최 행장은 당장 내년 상장을 앞두고 실적 성과가 중요한 시점이다. 토스뱅크의 추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케이뱅크가 8월 둘째 주 2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다. 케이뱅크는 2025년 1분기 순이익이 68% 급감하면서 토스뱅크에 인터넷은행 순이익 2위를 내줬던 만큼 2분기 실적 반등이 중요하다.
특히 케이뱅크는 앞서 두 차례 기업공개 추진에서 기업가치를 놓고 시장과 눈높이가 맞지 않으면서 결국 상장을 출회한 경험이 있다.
올해는 기업공개 ‘삼수’에 도전하는 데다 2026년 7월 상장을 조건으로 하는 재무적투자자들과 계약 상황을 고려하면 여유가 없다.
최 행장은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성공적 상장을 완수해야 하는 부담을 더욱 무겁게 짊어지고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1년 7월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등 사모펀드운용사들로부터 투자금 7250억 원을 유치하면서 2026년 7월을 상장 기한으로 하는 ‘드래그얼롱’ 권리를 부여했다. 케이뱅크가 정해진 기한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재무적투자자들은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이와 더불어 투자자에게 연 8% 수준의 내부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최 행장은 상장 ‘데드라인’을 지키면서 일정 수준의 기업가치도 확보해야만 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기업가치를 약 4조 원 안팎으로 인정받아야 할 것으로 산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적과 건전성 지표 등 내부 경영 성적을 잘 받는 것이 기본이다.
올해 정부의 증시부양책 등에 힘입어 기업공개 시장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좋다고 하지만 대외 변수는 미리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올해도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포용금융 압박 등 실적 우려 요인과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 국내 세법개정안을 둘러싼 혼란, 금융당국 조직개편 등 다양한 이슈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기준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케이뱅크 추정 시가총액은 3조1558억 원으로 집계된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책으로 은행업종이 주목받으면서 2조 원 중반대를 보였던 1분기보다 수치가 크게 개선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아직 상장예비심사 신청 등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6월 상장주관사를 선정해 기업공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