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정부가 미국 트럼프 정부와 타결한 무역협상 결과에 주요 외신들은 전반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환율과 방위비 협상 등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만큼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대가로 관세율을 낮춘 무역협정 결과를 두고 주요 외신들은 대체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했다는 긍정적 평가를 전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백지화됐고 환율과 방위비 등 문제는 여전히 방향성이 불확실한 만큼 한국에 아쉬운 결과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로이터는 31일 증권사 모간스탠리의 분석을 인용해 “한국에 미국과 무역협상 결과는 다소 안심할 만한 수준”이라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 연구원은 한국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관세 수준을 적용받게 됐다는 데 주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투자를 위한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 펀드를 조성하고 에너지 등 수입을 늘리는 대가로 관세율을 15%로 설정했다고 발표했다.
협상 마감 시한인 8월1일부터 25%의 수입관세 책정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일본 및 유럽연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세율을 낮춘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한국뿐 아니라 어떤 국가도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며 “높은 관세를 물고 싶지 않다면 양보와 타협은 불가피했던 상황”이라는 글로벌 자문사 DGA의 관측을 전했다.
다만 BBC는 한국이 반드시 사수하려 했던 쌀과 쇠고기 시장을 더 개방하지 않고 무역 합의를 이뤄낸 것이 중요한 성과라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미국과 조선업 분야의 협력 강화는 안보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는 동시에 한국 조선 산업의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 결과라고 보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번 무역협정은 임기 초반을 지나고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일찍이 거둔 ‘정치적 승리’로 기록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 무역협정 결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국 악시오스는 “미국과 일본의 합의 내용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대규모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누가 수혜를 볼지는 여전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로이터에 “이번 무역협정 내용에 관세를 제외한 안보와 환율 등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직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남아있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었던 만큼 기존 관세율이 사실상 0%였기 때문에 일본이나 유럽연합을 상대로 누리던 경쟁 우위도 잃어버리게 됐다는 전문가 분석을 전했다.
이들과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되었다고 해도 실제로 잃은 것은 더 클 수 있다는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은 6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미국과 무역 협상을 재개한 뒤 먼 길을 걸어왔다”며 “방위비 협상 등 다른 문제는 곧 이뤄질 정상회담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