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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연관성 부정, 극우 성향 연구진 앞세워 '눈 가리기'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7-31 13: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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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연관성 부정, 극우 성향 연구진 앞세워 '눈 가리기'
▲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장이 2025년 5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버클리 카운티 허거에서 공식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켜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적 결론'을 공식 폐기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일부 극단적 성향의 과학자들을 동원해 그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후학계는 이미 증명된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태라며 미국 정부의 행동을 비판했다.

30일(현지시각)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 정부는 온실가스가 기후와 인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부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리 젤딘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은 이날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유발해 인간의 삶을 위협한다는 결론을 내린 '위험성 판정(endnagerment finding)' 보고서를 폐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위험성 판정 보고서는 환경보호청이 다른 연방기관들과 함께 조사한 결과를 담아 2009년에 발표한 문서다. 이산화탄소, 메탄 등 6가지 주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켜 공중 보건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연방 정부가 공식적으로 채택했다.

미국이 시행하는 기후변화 대응 관련 정책들은 모두 위험성 판정 보고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젤딘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개정안이 최종 확정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규제 완화 조치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국 도로에서 운행되는 승용차와 트럭들의 온실가스 배출 규제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성 판정 보고서가 폐기된다는 것은 사실상 미국 정부가 '기후위기 부정론'을 공식화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오늘 환경보호청 발표는 기후위기의 명백한 현실을 무시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이익을 위해 과학자와 변호사들이 내놓은 결론을 무시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미국 에너지부는 환경보호청의 조치에 근거를 부여하기 위해 '미국 기후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영향에 대한 비판적 검토'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현재 기후변화 추세를 분석하는 기후 모델들이 모두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과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발생하는 기상 현상들은 장기적 강도 증가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담았다.
 
트럼프 정부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연관성 부정, 극우 성향 연구진 앞세워 '눈 가리기'
▲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2025년 7월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재한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 작성에는 존 크리스티 미국 앨러배마대 대기 및 지구과학 명예교수, 스티븐 쿠닌 스탠포드대 후버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과학자 5명이 참여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들을 선발했다"며 "나는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했고 이것이 오늘날 기후과학의 현 상황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에너지부의 주장과 달리 기후학자들은 해당 학자들이 극우 성향을 가진 인물들로 기후변화에 관한 객관적 진실을 보고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제케 하우스파더 버클리어스 연구원은 CNN을 통해 "트럼프 정부가 기후과학에 매우 극단적 견해를 가진 5명을 저자로 선별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이같은 문서가 정부 공식 출판물로 나온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 저자 가운데 크리스티 교수는 과거 월스트리트저널, 내셔널퍼블릭라디오 등과 나눈 인터뷰에서 탄소 기반 에너지를 계속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던 인물이다. 쿠닌 연구원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켰다고 단정짓긴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에너지부 보고서를 작성한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식물의 광합성이 유리해지는 조건을 조성해 오히려 인류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앤드류 데슬러 미국 텍사스A&M대학 기후학자는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농업 전반에 이롭다는 주장은 이산화탄소만 변화한다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기온, 토양 수분, 강수 패턴 등 농업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건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 가정된 것과 달리 실제 데이터는 기온 변화가 여전히 미국 공중 보건에 매우 위협적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디언과 폴리티코 등 주요 외신들은 주류 기후학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시도에 대체로 부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국내 연구단체도 미국 정부가 발간한 보고서가 실제 기후과학과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현재 기후변화의 주 원인이 인간이 태운 화석연료에 있다는 것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세계기상기구 등이 결론낸 각국 정부와 학계의 압도적인 합의사항"이라며 "지금은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로 빠른 전환에 모두의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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