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urnal
Cjournal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씨저널] 김호연 빙그레 경영권 승계 뜻대로 되지 않아, 마지막 카드 가족기업 '제때' 활용 주목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5-07-28 08:3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씨저널] 김호연 빙그레 경영권 승계 뜻대로 되지 않아, 마지막 카드 가족기업 '제때' 활용 주목
▲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저비용 경영권 승계를 위해 가족기업 '제때'를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빙그레가 지난해 말 지주회사 전환을 결의했다가 올해 초 전격 철회했다.

재계에서는 빙그레가 단순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는 점을 들어 지주회사 전환 추진이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와 관련이 깊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이익만을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는 지주회사 전환은 소액주주 권익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개정 상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으로서는 앞으로 지배력 강화 혹은 경영권 승계를 추진하면서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가족기업 '제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바라본다.

◆ 김호연, 저비용 승계 위해 가족기업 '제때' 활용 가능성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올해로 70세지만 아직 이렇다 할 승계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김 회장은 빙그레 지분을 37.89% 들고 있지만 김 회장의 자녀들은 빙그레 지분을 단 한 주도 들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에서는 김호연 회장이 저비용 승계를 위해 가족기업 '제때'를 활용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제때는 물류회사로 김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33%씩 나눠 쥐고 있는 회사다.

일각에서는 빙그레와 제때가 합병 또는 지분 교환을 통해 승계작업을 완성할 수 있다는 시선을 내보이지만 비상장사인 제때의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서로 합병할 경우 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시가총액으로,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로 정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장사의 기업가치는 자본시장법 등에 따라 자산가치의 1배, 수익가치의 1.5배를 가중평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익가치는 5년 가량의 실적예측치를 활용해 미래 현금흐름을 산출한다고 한다.

빙그레의 시가총액은 약 8천억 원 규모다. 2024년 기준 제때의 자산은 1755억 원, 영업이익은 82억 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제때의 기업가치는 빙그레보다 한참 낮게 잡힐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런 기업가치 차이 때문에 김호연 회장이 빙그레 지분을 제때에 매도하거나 증여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하기도 한다.

특히 김 회장이 제때에 자금을 일정부분 빌려주고, 제때는 그 자금으로 김호연 회장의 주식을 사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른다. 제때는 물류회사인 만큼 지속해서 경제활동을 통해서 김호연 회장에게 자금을 갚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제때→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될 수 있다. 이런 방안은 재계에서 원익그룹이 취한 승계방식과 유사하다.

◆ 개정 상법, 빙그레 지주회사 전환 포기 배경과 맞닿아 

재계에서는 빙그레가 지난해 말 결정한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을 올해 초 거둬들인 배경에 소액주주 보호 기조와 승계문제가 복잡하게 맞물려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과거 상법에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 한정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회사에 손해가 없으면 이사는 책임이 없다'는 관행은 깨지게 됐고, 이사의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소액주주가 법적 책임을 직접적으로 물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회사의 분할이나 합병을 비롯한 구조개편 과정에서 최대주주의 이익만을 우선한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강력한 견제장치가 마련된 셈이다.

김호연 회장으로서는 정권교체 국면에서 강력하게 떠오른 소액주주 보호 분위기를 외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빙그레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결정했다가 올해 초 철회했다.

당초 빙그레를 존속회사인 '빙그레'와 신설회사인 '빙그레홀딩스'로 나누는 구조를 취한다는 구상이었다.

빙그레는 기존 유제품 및 아이스크림 제조사업을 그대로 맡고, 빙그레홀딩스는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해외 판매법인과 자회사 해태아이스크림을 품기로 한 것이었다.

동시에 빙그레는 인적분할 뒤 공개매수 방식으로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할 계획도 세워뒀었다.

인적분할이 끝나면 기존 주주들은 빙그레와 빙그레홀딩스 주식을 동시에 갖게 되는데 이 빙그레 구주를 넘기고 빙그레홀딩스 신주를 받는 작업을 펼치려고 했던 것이다.

당시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빙그레의 이런 지주회사 전환이 최대주주가 돈을 적게 들이고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 비판적 시선이 있었다.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모든 주주가 참여하지 않는 한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율이 더 늘어나 지배력이 강화되기 때문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런 상황에서 지주사가 될 빙그레홀딩스 주가가 하락하면 최대주주인 김호연 회장은 지분을 낮은 가격에 증여할 수 있어 승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특징도 지닌다는 것이다.

더구나 빙그레의 경우 단순한 지배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굳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았다.

김승현 법무법인 선인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상장회사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하면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둘 다 상장사 자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이른바 '껍데기' 취급을 받는 지주사 주가는 대부분 급락하고 잘 오르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며 "이는 소액주주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손해배상 여지가 있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존속회사에서 평균 15% 포인트, 신설회사에서 평균 11%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통계적으로 볼 때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전환이 이뤄질 때 지배주주의 지배력은 극대화 되지만, 소액주주의 지배력은 감소해 이익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도 지배구조가 단순한 중견기업이 인적분할과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보다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한다.

박진우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중견기업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논문에서 "국내 중견기업처럼 단순한 사업구조를 지닌 기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면 기업가치 제고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대주주의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활용될 여지가 크다"고 짚었다. 조장우 기자

최신기사

일론머스크 "삼성전자 계약 규모 22.7조보다 더 클 것", 테슬라 AI칩도 수주하나
삼성전자 2나노 파운드리 고객사로 테슬라 확보, 한진만 눈덩이 적자 벗고 내년 흑자전환..
비트코인 시세 15만 달러로 상승 전망, 소액 투자자와 기관 수요가 '쌍끌이'
테슬라 '탄소 크레딧' 매출 감소 실적에 치명적, "2027년에 완전히 증발" 전망
[여론조사꽃] 내란·김건희 특별재판부 설치 '필요' 65%, 보수층은 의견 나뉘어
[여론조사꽃]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정청래 37.6% vs. 박찬대 18.5%
[여론조사꽃] 이재명 지지율 76.2%, 중도층 지지도 77.6%
조비에비에이션 주가 고평가 분석, "에어택시 요금 500달러 받아도 적자"
[여론조사꽃] 정당지지도 민주당 59.3% 국힘 20.5%, 양당 격차 38.8%p
테슬라 전기차 부진에도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우위 평가, "주가 상승 잠재력"
Cjournal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