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이에너지의 코스닥 상장사 복귀가 사실상 힘들어졌다.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의 주역인데 그동안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휘말리면서도 사업가로서 재기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 대표가 최근 각종 비리혐의로 다시 구속되면서 그의 재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재상장 좌절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배광국 부장판사)는 유아이에너지가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소송에서 1심 판결과 달리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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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썬코어 대표이사 회장.
유아이에너지는 최규선 대표가 2006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로 자원개발업체를 표방했다. 그러나 2011년 회계문제가 불거졌고 2012년 상장폐지됐다.

유아이에너지는 당시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와 도훅병원 건설계약을 맺었는데 이 계약이 도중에 무산되면서 선수금으로 받은 1958만 달러의 손실 반영시기를 놓고 회계법인과 유아이에너지 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유아이에너지는 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회계상 처리됐고 증권선물위원회는 2012년 9월 자본금 잠식을 이유로 감사의견을 거절했다. 한국거래소는 곧바로 유아이에너지를 상장폐지했다.

최 대표와 유아이에너지는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고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결정 무효소송을 냈다.

최 대표와 유아이에너지는 먼저 열린 행정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뒤집혔고 대법원은 지난해 1월 원고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행정소송에서 판결이 뒤집혀 최 대표와 유아이에너지가 패소하자 상장폐지결정 무효소송 판결도 이번에 뒤집힌 것이다.

최 대표와 유아이에너지는 “거래소가 심사없이 상장폐지결정을 한 것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거래소는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과 이를 통한 코스닥시장의 거래안정 및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한 재량으로 기준을 정할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 최규선은 누구?

최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 친분을 바탕으로 그에게 금품을 주고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끼치려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최 대표는 1960년 전남 나주 출신으로 전남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에 합격해 한국외대 서반어학과에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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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선 대표와 사우디 억만장자 칼리드 빈 알 왈리드 왕자가 2016년10월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썬코어 1천 만달러 유상증자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는 3학년 때 미국 위스콘신대로 유학을 갔는데 1982년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됐다.

그 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김대중 대통령 만들기’에 노력했고 엔터테인먼트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특히 마이클 잭슨과 인연을 바탕으로 정계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그가 어떻게 마이클 잭슨과 친분을 쌓았는지는 많은 의혹에 쌓여있지만 마이클 잭슨의 1996년 한국공연 기획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은 김대중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참여했으며 이후 최 대표는 마이클 잭슨의 도움으로 IMF 당시 세계적 펀드매니저인 조지 소로스와 시티은행의 최대주주인 알 왈리드 왕자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최 대표는 IMF당시 이들을 국내로 초빙하는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대외적으로 국가신용도를 높이는 공을 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를 둘러싼 각종 소문들은 넘쳐났다. 주로 그가 각종 이권에 개입해 돈을 챙기고 사기를 친다는 의혹들이었다.

최 대표는 정계입문을 꿈꿨으나 이런 의혹들이 발목을 잡았고 결국 실패했다.

최 대표는 ‘최규선게이트’로 징역을 살고 나온 이후 유아이에너지를 통해 사업가로 변신을 꾀했지만 상장폐지로 좌절을 겪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상장사 ‘루보’를 인수하며 재기에 나섰다. 그는 회사이름을 ‘썬코어’로 바꾸고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대표는 2016년 11월 유아이에너지 대표 시절 회삿돈 430억 원대를 빼돌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대표는 또 중동사업에서 애를 먹고 있는 건설사로부터 민원을 해결해주겠다며 5억 원을 챙겼다는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