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터 제조기업 SPG가 계열사를 흡수합병한 성과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준호 대표는 합병으로 가전제품용 모터사업에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준호, 계열사 합병으로 SPG 모터사업 영토 확장  
▲ 이준호 SPG 대표.
한상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SPG는 계열사 성신을 흡수합병해 그동안 생산하지 않았던 가전용 팬모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며 “합병에 따른 연구개발과 설비시설의 비용효율화 등으로 외형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PG는 국내 소형 기어드모터시장에서 매출순위 1위다. 기어드모터는 감속기가 달린 유도전동기를 말한다. SPG는 반도체공장용 제조장비나 가전제품을 비롯해 자동문, 4D영화관용 의자, 미국 코카콜라자판기의 얼음분쇄기, 전기자전거 등 다양한 제품에 모터를 납품해왔다.

SPG는 지난해 11월 지분 18%를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성신을 흡수합병했다. 가전제품용 모터 가운데 성신은 팬모터(송풍전동기), SPG는 기어드모터(유도전동기)를 판매해왔다.

SPG는 합병을 통해 앞으로 함께 기술을 개발하면서 사업부문에서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PG 관계자는 “SPG의 유도전동기 기술과 성신의 송풍전동기 기술이 시너지를 내면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형모터기업은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품마다 적용할 새로운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SPG는 성신의 팬모터사업부문을 모터사업부로 통합 개편했다. 성신이 40여 년 동안 쌓아온 소형모터 900여 종의 제조기술과 노하우, 인력을 흡수한 것이다.

SPG의 모터사업부는 성신의 국내외 거래처도 흡수하게 됐다. SPG는 최근 중국 가전기업 7곳을 신규고객사로 확보하며 공기청정기용 팬모터를 납품하기로 했다.

SPG는 올해 매출 2790억 원, 영업이익 18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83.5%, 영업이익은 200% 늘어나는 것이다. SPG의 가전용 모터 매출만 살펴보면 성신 매출까지 합해서 올해 1분기에 약 300억 원으로 2배 늘어났다.

이 대표는 합병을 통해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4년 뒤 매출이 5천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SPG 관계자는 “업계 리서치조사에 따르면 가전시장은 소형모터가 필요한 최대시장”이라며 “SPG는 이번 합병으로 판매할 수 있는 가전제품용 모터 품목군을 넓혀 전체 가전제품용 모터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계열사 합병으로 SPG 모터사업 영토 확장  
▲ 성신이 생산한 팬모터(왼쪽)와 SPG가 생산한 기어드모터(오른쪽).
이 대표는 앞으로 수주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세워뒀다.

SPG 공장 3곳과 성신 공장 2곳의 평균가동률은 100%에 가깝다. 이 대표는 이 공장들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기계장치에 42억 원, 건물 등에 43억 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또 업무효율화를 위해서는 11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한국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성신에 입사했다. 성신은 이 대표의 아버지 이해종 회장이 1973년 설립한 모터회사다.

이 대표는 성신을 다니며 해외영업을 하던 중 일본에서 유도전동기 기술을 알게 됐고 이를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해 1991년 SPG를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