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D-2, 1위 만큼이나 4위에 쏠리는 시선

▲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1위와 4위를 누가 차지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유정복(맨 왼쪽부터), 홍준표,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나경원, 이철우, 한동훈 후보가 18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후보자 비전대회에 참석해 함께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 결과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3강'을 형성한 가운데 4강 진출의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경쟁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유력 선두 주자가 없어 1차 경선 결과에 따라 최종 경선 승자가 되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국민의힘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각각 1등과 4등을 향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대선 후보 1차 예비 경선을 통해 2차 경선에 진출하는 후보 4명을 결정한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경선에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의원, 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상 가나다순) 등 8명이 참여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1차 경선에서 누가 1위와 4위를 차지하는지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1차 경선은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 있어 국민의힘 지지층이 사실상 승자를 결정한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개월 동안 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 지지도가 주춤하고 있다.

만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1위를 빼앗긴다면 ‘찐윤’(진짜 친윤석열) 후보로 여겨졌던 김 전 장관의 대선 행보 동력은 상당 부분 약화될 수 있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만을 봤을 때 홍 전 시장이 20%의 지지를 얻어 김 전 장관(18%), 한 전 대표(16%)를 제치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의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을 보면 홍 전 시장이 23%로 김 전 장관과 같았다. 1주 전과 비교해 홍 전 시장이 7%포인트 오른 반면 김 전 장관은 6%포인트 내려갔다. 

김 전 장관과 홍 전 시장은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후보로 평가되는데 이들의 득표율과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나 안철수 의원의 득표율을 보면 향후 대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후보를 선택하는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흐름이 강해질지, 윤 전 대통령을 안고가야 한다는 지지층의 뜻이 구현될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의미다.

1차 경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탈당과 관련해 홍 전 시장과 안 의원 사이에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안 의원이 18일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 스스로 탈당을 결심해달라”는 주장의 글을 올렸고, 이에 홍 전 시장은 곧장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탄핵 정국에서는 강성 지지층이 보수 우파 진영을 전부 이끌어가고 주도하는 분위기였지만 윤 전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고 난 마당에는 상당히 좀 평정심도 잦아졌고 냉철해졌다”고 진단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이 이제 후보들 몫으로 올 것이다”라며 “경선에서 후보가 선출되는 과정에도 (윤 전 대통령 판단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차 경선 4위를 두고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나 의원이 안 의원보다 4강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 의원 경선캠프에는 윤석열 정부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한 강승규 의원 등 친윤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18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100% 여론조사 방식이라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당심’에서 앞서는 나 의원이 4강 막차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8일 YTN 시사정각에서 “전통 친윤 성향 당원과 지지층들이 김문수 전 장관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물음표를 띄우고 있는데 그것을 나 의원이 흡수해가면서 덩치를 키울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국민의힘의 4강 구도는 김홍나한(김문수·홍준표·나경원·한동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D-2, 1위 만큼이나 4위에 쏠리는 시선

홍준표 전 대구시장(왼쪽부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만일 1차 경선 결과가 '탄핵반대 3명(김문수·홍준표·나경원) 대 탄핵찬성 1명(한동훈)'으로 나온다면 2차 경선 과정에서 한 전 대표를 향한 견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홍 전 시장과 나 의원은 지속적으로 한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윤 전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지지층이 한 전 대표로 쏠릴 가능성도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한 전 대표가 당대표에 당선됐던) 전당대회 때랑 1차 경선의 룰이 같았지만 63% 지지를 얻었다”며 “이제 탄핵이 돼서 조기대선이 성사가 됐으니까 (탄핵반대에 대한) 판단은 조금씩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자체조사로 1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전국지표조사(NBS)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는 국내 통신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